News & TVONSIDE

완전히 새로운 세대가 온다, 윤도영

2023-08-16 09:51:47 1,564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멤버 윈터 이야기만 나오면 무장해제 함박웃음을 짓는 16세 소년. 하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과 큰 꿈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충남기계공고(대전하나시티즌 U-18)의 7번, 윤도영은 세계 무대를 그리고 있다.

 

지난 6월 태국에서 열린 2023 AFC U-17 아시안컵은 윤도영이 한국 축구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대회였다. 변성환 감독이 이끈 한국 U-17 남자대표팀은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일본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고, 윤도영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4골 1도움을 기록했다. 성인 남자대표팀의 간판 스타 손흥민과 같은 등번호 7번에 그의 ‘찰칵 세리머니’를 흉내 내는 당찬 모습은 팬들의 눈도장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제 윤도영은 첫 세계 무대, ‘넥스트 레벨(Next Level)’로 향한다. 11월 개막하는 2023 FIFA U-17 월드컵이 바로 그것이다.

 

윤도영은 경기도 용인시의 수지주니어FC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취미로 축구를 시작하자마자 두각을 나타냈다. 온 운동장을 휘젓고 다니던 왼발잡이 드리블러는 꾸준히 실력을 향상시키며 스피드와 기술을 두루 갖춘 윙어이자 공격형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대전 유스팀에 스카우트될 무렵 윤도영의 키는 145cm도 되지 않았지만 그의 잠재력을 인정받기에는 모자람이 없었다. 윤도영의 롤모델 리오넬 메시가 그렇듯, 역시 작은 고추가 ‘스파이시(Spicy)’하다. 윤도영에게서는 당당하고 거침없는, 요즘 10대 특유의 ‘새비지(Savage)'가 느껴진다. 

 

윤도영은 자신의 약점이 강한 승부욕으로 인해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라 말하지만, 그의 강한 승부욕은 이미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경기가 잘 안 풀려서 화가 나고 짜증이 올라오면 혼자 한번 씨익 웃어요.” 

 

또한 윤도영은 축구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최종 꿈이 성인 월드컵 우승이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인터뷰를 마친 후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고 묻자 이번에는 이민성 대전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이민성 감독님, 제가 앞으로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릴 테니 지켜봐 주세요.” 이 소년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2023 AFC U-17 아시안에서 맹활약하며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최근 K리그 유스 챔피언십에 참가했어요. 어땠나요?

아시안컵에 다녀와서 바로 참가하는 일정이라 부담감이 있었는데, 팀 친구들이 워낙 좋아서 부담감을 내려놓고 할 수 있었어요. 팀 스타일에 맞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우승이 목표였는데,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경기력 면에서는 우리가 하고자 했던 축구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방향으로 계속 가다보면 더 많이 성장할 거라고 생각해요.

 

프로 유스팀들이 모이는 대회라 임하는 각오가 조금 다를 것 같아요.

유스팀들끼리 경쟁하다 보니까 자존심 싸움이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그만큼 많이 이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워요. 그래도 잘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서 경기를 뛰며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더 개선해야겠다고 느낀 부분이 있나요?

최근에 포지션이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윙어로 바뀌었는데, 윙어로서 상대 수비를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 가지 방법이 아닌 여러 가지 방법들을 연구해야 될 것 같아요.

 

U-17 아시안컵 이야기를 해보죠. 큰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둔 소감이 어떤가요?

팀 분위기가 되게 좋았어요. 선수들 모두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서 하나로 뭉칠 수 있었고, 그래서 결승까지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첫 경기 때는 진짜 여태까지 한 경기 중에 제일 긴장했던 것 같은데, 그 뒤부터는 조금씩 적응을 했어요. 오히려 적당한 긴장감을 갖고 해서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U-20 월드컵에 바로 이어 좋은 성적을 내면서 국내 축구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어요. 대회 현지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느꼈나요?

휴대폰을 비롯해 전자기기를 다 걷고 생활을 해서 잘 몰랐어요(웃음). 대회가 다 끝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부터 많이 느꼈어요.


휴대폰이 없었다고요? 쉬는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요?

좀 유치할 수도 있는데, 선수들끼리 한 방에 모여서 마피아 게임이나 아이엠그라운드 같은 걸 하면서 놀았어요. 휴대폰을 걷는 것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먼저 제안을 하셨고 저희도 다 동의를 한 부분이라 괜찮았어요. 나름 재미있게 보냈습니다(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어떤 경기인가요?

태국과의 8강전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태국의 홈이다 보니 관중석이 가득 찼거든요. 그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하는 건 처음이었어요. 선수들끼리 가까운 거리에서도 소통이 안 돼서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잘 이겨내고 4-1로 큰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기억에 남아요. 골도 넣었고요. 그런 경기를 이 나이 때 해봤다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홈 관중의 야유 소리에 위축되지는 않았나요?

경기 중에는 야유를 많이 받았는데,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오히려 태국 분들도 박수쳐 주시고 ‘코리아’를 외쳐주셨어요. 정말 감사한 경험이었습니다. 

 

결승전 패배는 많이 아쉬웠을 것 같아요. 더구나 한일전이었으니까요.

맞아요. 한일전이니까 어떻게든 이겨서 우승하고 싶었어요. 실력에서도 우리가 더 우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도 있었고요. 결과는 아쉬웠지만 절대 고개 숙이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오히려 선수들끼리 서로 위로하고 다독이면서 훈훈하게 마무리한 것 같아요.



윤도영에게 잊지 못할 기억인 U-17 아시안컵
 

대회를 준비했던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어떤가요?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한 번 소집하면 열흘씩 훈련을 했던 것 같아요. 소집 훈련에 가면 정말 축구에만 미쳐야 했어요. 훈련도 훈련이지만 훈련 외에 영상 미팅도 많이 했거든요. 고통스러울 정도로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그걸 다 이겨내고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게,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뿌듯해요. 

 

변성환 감독님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변성환 감독님의 코칭은 솔직해요. 운동장에서 저희의 실수나 부족한 부분이 나오면 돌려서 얘기하지 않으시고 솔직하고 명확하게 얘기해주세요. 그런데 또 운동장 밖에서는 너무나도 아빠 같으신 분이에요.


변성환호는 공격적인 축구로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았어요. 선수 입장에서는 어떤가요?

저도 공격적인 스타일이라 저한테 잘 맞는 축구인 것 같아요. 덕분에 즐기면서 재미있게 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공격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감독님은 저 같은 공격수들에게도 수비에 대한 책임감을 많이 강조하세요. 저도 그런 부분을 따라가려고 노력했어요.

 

이제는 U-17 월드컵을 준비해야 해요. 월드컵을 생각하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아시안컵도 정말 떨렸는데, 월드컵은 진짜 상상도 안 될 정도예요. 생각만 해도 벌써 설레고 떨려요. 관중도 더 많을 테니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유럽 선수든 어느 나라 선수든 제가 다 제치고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는 상상도 해봐요(웃음).


손흥민 선수의 ‘찰칵 세리머니’를 따라해 화제였는데, 월드컵에서도 이어갈 생각인가요?

네. 마음에 들어요(웃음). 제가 대표팀에서 등번호 7번을 달게 되면서 골을 넣게 되면 꼭 ‘찰칵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거든요. 평소에 손흥민 선수를 존경하기도 했고, 같은 번호를 달고 뛴다는 게 영광스러워서요. 월드컵에서도 같은 세리머니를 하게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윤도영 선수의 특징이라면 오른쪽 측면에서 뛰는 왼발잡이 윙어라는 점이있어요. 이 포지션은 언제부터 맡게 됐나요?

원래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주로 맡았고,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윙어로도 서게 됐어요. 대표팀에서도 계속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었는데, 아시안컵에 가기 일주일 전부터 갑자기 오른쪽 윙어 자리를 맡게 됐죠. 오른쪽 윙어가 저한테 잘 맞는 것 같아요. 되게 재미있어요. 어릴 때부터 제 롤모델인 리오넬 메시와 같은 포지션이라는 점도 좋고요. 메시도 왼발잡이라 영상을 보면서 배울 게 많아요.

 

축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초등학교 1학년 때 등교를 해서 책상 위에 놓인 안내장을 봤어요. 취미로 하는 축구 교실을 연다는 거였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는데, 선생님이 제가 뛰는 걸 보시고는 재능이 있는 것 같으니 전문 축구를 해보라고 하셨어요. 부모님이 처음에는 반대하셨는데 선생님이 계속 추천하시고 저도 하고 싶어 하니까 결국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스스로도 재능이 있다는 걸 느꼈나요?

다른 것보다도 축구가 되게 되게 재미있었어요. 축구에 대한 열정이 다른 친구들보다 좀 많았던 것 같아요. 드리블을 하면서 온 운동장을 휘젓고 다녔죠(웃음).

 

어렸을 때부터 왼발이 주발이었나요?

네. 아빠가 오른발로 차는 연습도 시키셨는데 제가 계속 왼발로 차니까 그냥 놔두셨대요(웃음). 지금은 양발을 다 쓰긴 하는데 오른발이 좀 떨어지는 건 사실이에요. 왼발잡이의 장점도 살려야겠지만, 요즘 축구에서는 한쪽 발만 써서는 상대 수비수에게 쉽게 읽히기 때문에 오른발 능력도 더 키우려고 해요.


 

중학생이 되면서부터는 집이 있는 용인을 떠나 대전 유스팀 생활을 하게 됐어요. 걱정은 없었나요?

부모님은 엄청 많이 걱정하셨는데 그에 비해 저는 별 걱정을 안했어요. 친구들이랑 숙소 생활하면서 축구할 생각을 하니까 신났어요. 그 생각만 했죠(웃음).


유스팀 생활을 직접 해보니 어떻던가요? 힘든 점은 없었나요?

힘들기도 했지만 팀 친구들이 워낙 좋아서 금방 적응한 것 같아요. 제가 키가 되게 작고 성장이 늦어서 처음에는 좀 위축됐었거든요. 중학교 입학했을 때 키가 145cm 밖에 안 됐어요. 친구들은 170cm가 넘어가고 하니까 피지컬 면에서 좀 힘들었죠. 다행히 매년 10cm 정도씩 꾸준히 컸어요(현재 윤도영의 키는 173cm이다).


어릴 때부터 메시를 좋아한 이유가 있었군요.

네(웃음). 처음 메시의 축구를 보고 완전히 반했어요. 키가 작은데도 큰 선수들을 달고 다니고 제치고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본받으려고 노력했죠.


그런 기술적인 면들을 향상시키기 위해 혼자 연구도 많이 하겠어요.

네. 영상을 많이 찾아봐요. 드리블과 관련된 영상을 특히요. 그걸 기억해뒀다가 훈련이나 경기에서 실행해 보는 거죠. 메시랑 손흥민 선수 영상은 물론 많이 보고요. 우리 대전에서 뛰는 배준호 형 플레이도 눈여겨봐요. 저랑 공통점이 많은 것 같아서요. 가까이서 보니까 확실히 더 배우는 게 많아요. 아, 이강인 선수도 좋아해요! 왼발잡이 오른쪽 윙이고, 체격은 작지만 정말 잘하고, 국가대표이기도 하고요.

 

중학교 3학년이었던 2021년에 대전 U-15 유스팀이 3관왕이라는 좋은 성과를 냈고, 지난해부터는 고등학교에 들어와 뛰고 있어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2021년은 잊지 못할 해였어요. 정말 재미있게 축구했던 것 같아요. 1, 2학년 때는 저희가 성적에 대한 기대를 많이 받지 못했는데, 3학년 때 좋은 성적이 나오면서 관심을 많이 받았죠. 그런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조직력인 것 같아요. 팀 친구들끼리 사이가 진짜 좋거든요.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처음에는 피지컬이나 템포 면에서 벽을 느꼈어요. 따라가기가 어렵고 계속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었는데, 감독님이 저를 믿고 경기를 뛸 수 있게 기회를 주신 덕분에 점차 적응할 수 있었어요.

 

현재 2학년이지만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어요. 그 뒤에는 어떤 노력이 있었나요?

저는 승부욕이 강해요. 자존심도 세고요. 그래서 체력 훈련을 할 때면 다른 친구들보다 한 발짝이라도 더 많이 뛰고 더 빨리 뛰려고 노력해요. 항상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저도 모르는 사이에 발전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승부욕은 타고난 건가요?

그런 것 같아요. 친구들이랑 하는 게임에서도 절대 지기 싫어해요. 어렸을 때 친구들이랑 딱지치기를 하다가 제가 지고 있으면 친구들을 절대 집에 안 보내요. 제가 이길때까지 딱지 쳐야 돼요(웃음). 아시안컵 가서도 마피아 게임하다가 마피아로 몰렸는데 저절로 목소리가 커지더라고요.

 

자신이 생각하는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요?

강점은 드리블, 스피드, 마무리 능력, 지능적인 플레이고요. 약점은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에요. 그리고 공격수이긴 하지만 수비력을 더 키워야할 것 같아요.

 

감정에 휘둘리는 건 승부욕 때문인가요?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 고등학생이 되면서 부터는 그 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 부족해요. 일단 경기에 나갈 때마다 팀 동료들이나 상대 선수들, 심판들에게 모두 매너 있게 프로페셔널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해요. 경기를 하다가 경기가 잘 안 풀려서 화가 나더라도 참고요. 짜증이 올라올 때마다 그냥 혼자 한번 씨익 웃어요. 억지로라도 웃으니까 넘어가지더라고요. 

 

올해 목표를 알려주세요.

우선 팀에서 우승 하나는 꼭 하고 싶어요. 그리고 계속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서 준프로 계약을 하는 게 목표입니다. 월드컵에 나가서는 어느 나라의 수비수든 제가 다 파괴할 거예요.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을 월드컵에서 풀고 싶어요. 


축구선수로서 장기적인 꿈이 있나요?

대전 프로팀에 올라가서 많은 경기를 뛰면서 경험을 쌓고, 그 다음에는 유럽에 나가고 싶어요. 이왕이면 FC바르셀로나(웃음). 그리고 트로피를 많이 들어 올리고 싶어요. 좋은 모습을 보여서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되고, 꾸준히 활약을 하면서 월드컵 우승까지 하고 싶습니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8월호 ‘INTERVIEW 1’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인터뷰 영상 보기(클릭)
 

글=권태정

사진=이연수, 대한축구협회

  • 페이스북
  • 트위터
  • URL 카피

경남FC ‘최신기종’ 원기종 “언젠가는 국가대표를”

김현준의 뮌헨 일지 ① - 세계 축구의 중심, 독일에 가다

목록
이전게시글 다음게시글

ONSIDE

U-13 선수를 위한 심리와 태도 공부 – 집중력 편

ONSIDE

이상우 박사의 축구심리상담소 – 선수 편

ONSIDE

풋살 스킬 탐구 - 2. 골레이로(GOLEIRO)

ONSIDE

김현주 충북청주FC 대표, 프로무대 강타한 새 바람

ONSIDE

‘은퇴’ 윤영선,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