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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은 효율적으로, 생활은 자율적으로’ 울산시민축구단 윤균상 감독

2019-07-16 08:57:11 4,153

 

 

초보 감독의 거침없는 도전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K3리그 신생팀 울산시민축구단을 이끌고 있는 윤균상 감독(44)의 이야기다. 윤 감독의 울산시민축구단은 K3리그 베이직 10라운드 현재 2위를 기록 중(* 기사작성일 기준, 14라운드 현재 1)이다. 신생팀이지만 공격과 수비 양쪽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올 시즌 K3리그 베이직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비결은 무엇일까?

 

2018년 창단해 올해 처음으로 K3리그 베이직에 참가한 울산시민축구단은 신생팀인데도 현재 리그에서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전주시민축구단, 양주시민축구단 등 K3리그 베이직 강호들과 상위권에서 동등한 경쟁을 펼치며 우승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울산시민축구단의 수장 윤균상 감독은 그의 축구 경력의 첫 감독직을 성공적으로 수행 중이다. 안양LG(FC서울)에서 선수 생활을 한 그는 현대중, 울산대, 대전시티즌 코치를 거쳐 올해부터 울산시민축구단의 감독이 됐다.

 

울산시민축구단은 가능성 있는 지역 선수들에게 도전의 장을 열어주기 위해 창단됐다. 울산 토박이인 윤균상 감독도 이러한 취지에 공감해 신생팀의 감독직을 맡았다. “제가 울산 출신이기에 울산 축구에 대한 자부심이 커요. 하지만 이 지역의 축구 인프라가 좋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울산 출신 선수들이 잘 성장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저뿐만 아니라 많은 축구인들이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울산시민축구단은) 울산 출신 선수들을 많이 선발해 기회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창단됐습니다.”

 

물론 고민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K3리그, 게다가 신생팀이었기에 이렇다 할 확신이 없었다. “(처음 감독직 제의를 받았을 때는) 다소 회의적이었죠. 솔직히 말해 K3리그 자체를 높게 평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막상 들어와 보니 좋은 선수들이 많더군요. K3리그가 어린 선수들이 단계를 밟아 성장하는 리그로 자리 잡는다면 분명 한국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윤균상 감독과 윤원일 코치, 김량훈 골키퍼 코치 등 코칭스태프는 지난 겨울 여러 차례 선수 선발 테스트를 진행해 25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이 중 울산 출신이 15명이다. 선수 선발 후에는 울산에서 동계훈련을 하면서 전력을 끌어올렸다. “제 주문을 선수들이 100%는 아니지만 최대한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동계훈련만 잘 한다면 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무조건 많은 훈련량을 가져가지는 않았다. 가장 중요한 건 효율성이었다. “저는 훈련량과 경기력이 비례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효율적인 훈련이 더 중요하죠. 짧은 시간이어도 그 시간에 최대한 집중하는 게 필요해요. 저희 선수들은 하루 훈련 시간을 1시간 30분 이상 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훈련만큼이나 중요한 건 회복이다. 스포츠생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따고 현재 울산대에서 스포츠의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윤균상 감독의 확고한 철학이다. 그는 하루 최대 1시간 30분의 훈련을 진행한 뒤 선수들이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을 보장한다. 또 국가대표팀에서나 볼 수 있는 GPS 특수장비를 매 훈련, 매 경기 때마다 활용하며 선수들의 몸 상태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훈련 외적인 면에서도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한다. “저희 팀은 선수들이 합숙을 하지 않아요. 프로팀처럼 선수들에게 좋은 숙소를 제공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기껏해야 몇 개의 원룸에 선수들을 몰아넣고 스트레스를 주고 싶진 않았거든요. 차라리 그 돈으로 선수들에게 수당을 더 줘야 한다는 게 단장님, 사무국장님의 생각이기도 하고요. 현재 울산 출신 선수들은 집에서 출퇴근하고 있고, 나머지 타 지역 선수들은 개인적으로 집을 얻어 생활하고 있습니다.”

 

합숙을 하지 않는 점에 대해 많은 축구인들이 처음에는 우려를 표했죠. ‘합숙을 하지 않고 어떻게 축구를 할 수 있느냐는 게 이분들의 의견이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이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합숙 생활을 하면서 밥 먹여주면 먹고, 자라고 하면 자는 등 통제된 생활을 했잖아요. 이제는 자율적으로 직접 밥도 해먹고 생활을 꾸려나가는 것도 해봐야 선수들이 이에 대한 소중함을 알 거라 생각했죠.”

 

강압하지 않고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간절함을 이끌어낸 게 울산시민축구단이 도약한 원동력이다. 바로 동기부여다. 작게는 승리수당, 크게는 상위리그 진입을 향한 목표 설정을 들 수 있다. “이겨야 승리수당을 받으니 선수들이 매 경기 절실함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뛰더라고요. 그게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성적으로 연결되기도 하고요.”

 

동기부여는 팀 전력 상승 요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외적으로는 단장님과 사무국장님이 사비를 들여 선수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등 가족적인 분위기로 팀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고, 내적으로는 제가 선수들에게 상위리그 진출을 향한 목표 설정을 하라고 끊임없이 강조하죠. 또 하나 강조하는 건 축구선수로서의 경력이 끝났을 때 다음을 준비하라는 것입니다. 저희 단장님과 사무국장님도 이 선수들이 나중에 은퇴할 경우 교육청을 통해 방과 후 학교 선생님으로 갈 수 있도록 추천하거나 유소년 지도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이게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동기부여가 될 수 있어요.”

 

윤균상 감독은 울산시민축구단이 배려와 존중으로 팬들을 사로잡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9 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한 정정용호를 예로 들었다. “U-20 남자대표팀이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패했지만 상대에게 축하의 박수를 쳐 주는 등 서로 존중하는 모습이 인상 깊더라고요. 저희 팀도 U-20 대표팀처럼 심판도 존중하고 상대도 존중할 줄 아는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야 한 명의 팬이라도 더 경기장을 오실 테니까요.”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7월호 ‘LEADERSHIP‘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ONSIDE 7월호 보기(클릭)  

 

=안기희

사진=울산시민축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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