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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민의 꿈 “아시안게임에서 나를 알리고 싶어”

등록일 : 2018.08.10 조회수 : 1234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한 수원FC 조유민
꿈의 무대를 이야기했다. 눈빛은 초롱초롱 빛났다. 조유민(22, 수원FC)의 2018년은 도전과 설렘의 연속이다. 프로 입성 첫 해 소속팀의 주전으로 자리 잡은 그는 이제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대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시험한다.

조유민은 청주대성고, 중앙대를 거쳐 2018년 수원FC에 입단한 신인이다. 프로 데뷔 첫 해임에도 김대의 감독의 신임을 얻어 K리그2에 꾸준히 출전 중이다. 최전방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 중앙 수비수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그야말로 빛나는 재능을 지닌 멀티 플레이어다. 수원FC에서는 자신과 15살 차이가 나는 조병국(37)과 함께 주전 센터백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조유민의 재능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준비 중인 U-23 대표팀 김학범 감독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김 감독은 7월 16일에 발표한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명단에 조유민의 이름을 올렸다. 올해 초부터 꾸준히 U-23 대표팀에 소집됐던 그는 최종 명단에도 포함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매 순간이 도전인 조유민에게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선수 개인에게도, 소속팀인 수원FC에게도 분명 호재다. 해가 내리쬐는 뜨거운 여름날 <ONSIDE>와 만난 조유민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U-23 대표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는 건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을 통해 내 가치도 알리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U-23 대표팀 훈련에 임하고 있는 조유민
최종 명단 승선을 축하합니다. 소감부터 듣고 싶네요.
이전부터 아시안게임에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어요. 6월 인도네시아 전지훈련이 최종 명단 발표를 앞둔 사실상 마지막 테스트였는데, 정말 노력 많이 했거든요. 명단 발표 전까지는 초조했는데 막상 명단에 제 이름이 올라간 걸 보니 얼떨떨하더라고요. 아무 생각도 안 났어요. 어머니랑 할머니가 울컥하실 정도로 많이 좋아하셨어요. 지인들한테서도 축하 많이 받았죠.

기분이 좋았겠어요.
물론이죠. 그런데 제가 좋은 것보다 그동안 같이 고생했지만 최종 명단에 들지 못한 친구들이 먼저 생각나더라고요. ‘만약 내가 뽑히지 못했더라면 어떤 기분이었을까’라는 상상도 했고요. 뽑히지 못한 친구들 몫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멀티 능력이 좋은 조유민 선수의 아시안게임 대표팀 입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어요.
기대는 조금 했지만, 최종 명단에 뽑힐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들지 않았어요. 그저 틈날 때마다 기도를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죠. 사실 6월 인도네시아 전지훈련 이전까지는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자신도 있었고요. 그런데 인도네시아에 가니 선수들이 모두 죽을힘을 다해 뛰는 거예요. 저는 제 멀티 능력이 (김학범) 감독님에게 어필할 수 있는 최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지에 가니 모든 선수들이 다 멀티 플레이를 하더라고요(웃음). 인도네시아에 다녀와서는 ‘정말 모르겠다’는 생각만 했어요. 발표 전까지는 많이 긴장했죠.

소속팀에서는 센터백으로 뛰지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잖아요.
대학교 때는 팀에 맞춰서 센터포워드를 포함한 여러 포지션에 섰고, 올해 1월 AFC U-23 챔피언십 때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섰어요. 지금 소속팀에서는 김대의 감독님의 뜻에 따라 센터백을 보고 있고요. 사실 아시안게임은 일정도 타이트하고, 엔트리도 20명밖에 되지 않아요. 부상 등 변수가 생기면 곧장 포지션을 바꿔서 뛸 수 있어야 해요. 사실 이 팀에는 저뿐만 아니라 멀티를 볼 수 있는 선수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대회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현지 날씨가 굉장히 무덥고 습해요.
그래서 체력 관리가 중요해졌어요. U-23 대표팀 피지컬 코치님이랑 매일 연락하고 있죠. 코치님이 추천해주신 체력 보충제나 비타민 등을 섭취하고 있어요. 6월에 인도네시아를 가봤더니 굉장히 덥고 습해서 몸에 힘이 빠지더라고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조유민은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가치를 알리는 게 목표다.
경쟁도 피할 수 없어요.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게 중요해졌네요.
저는 굉장히 공격적인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요. 수비할 때도 공격적으로 나와서 상대와 맞부딪히다보니 경고도 많이 받았고요. 김학범 감독님한테 자주 혼나요. 감독님이 농담 삼아 경고 한 번만 더 받으면 죽여 버린다고(?) 그러시더라고요(웃음). 아무튼 아시안게임이라는 엄청난 기회가 저한테 왔으니 감독님이 요구하는 걸 잘 따라야 할 것 같아요. 제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커버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죠.

김학범 감독님과는 이번 U-23 대표팀을 통해 처음 만났죠. 만나보니 어떤가요?
감독님의 인상이나 말씀하시는 톤을 보면 처음엔 무서울 것 같다고 느껴지는데, 막상 훈련할 때보면 엄청 재미있으세요. 워낙 자신의 생각을 자신 있고 당당하게 말씀하시는 스타일이라서 모르는 사람은 무섭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혼을 낼 때도 정곡을 찌르시지만, 뒤끝은 전혀 없으시죠. 선수들과 소통할 줄 아는 분이라 좋아요.

와일드카드로 뽑힌 손흥민, 조현우, 황의조와는 만나본 적이 있나요?
저는 세 형 모두 본적도 없어요(웃음). 만나면 어색할 것 같긴 해요. 근데 형들도 마찬가지겠죠? 저를 포함한 어린 후배들이 먼저 다가가서 애교도 부리고, 말도 걸면서 친해져야 할 것 같아요. 국가대표팀의 (김)진수 형이나 (손)흥민이 형을 보면 사적으로도 친하고, 운동장에서도 서로 파이팅 넘치잖아요. 저도 와일드카드 형들과 친해지면 분명 운동장에서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팬들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일부는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해요. 엄격한 시선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요?
부담감이라는 말 대신 책임감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국민들께서는 한국 축구에 정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잖아요. 그런 관심들을 부담감으로 느끼게 되면 제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어질 것 같아요. 오히려 그 시선들을 책임감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기죠. 나라를 대표해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에 나가는 만큼 이 책임감의 무게도 감수해야할 것 같아요.

아시안게임에서 조유민 선수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어떤 건가요?
팀을 위한 마음은 기본이죠. 전 축구를 시작하면서부터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는 게 목표였어요. 이번 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고요. 거기에 한 가지 더 보태자면, 제 존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축구 기사를 보면 (김)민재, (나)상호, (황)희찬이 이야기는 많이 나와요. 제 이야기는 거의 없더라고요(웃음). 저는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를 향한 사람들의 생각은 ‘0’인거죠. 그러니 저는 아시안게임에서 제 이름뿐만 아니라 제가 가진 가치를 알려야 해요. 이번 대회가 정말 좋은 기회예요.

2018년은 조유민 선수에게 잊지 못할 한 해겠어요.
프로에 입단했고, 아시안게임도 가게 됐으니 평생 잊지 못하겠죠? 사실 프로에 오기 전까지 고생을 많이 했어요. 프로에 가야하는 시기에 자꾸 일정이 틀어지고, 가려던 팀에 못 가게 되는 일이 반복되다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죠. 프로에 못 갈수도 있다는 위기감까지 느꼈으니까요. 제가 원래는 정말 ‘꿀 피부’라 불릴 정도로 피부가 좋았는데, 스트레스 때문에 안 나던 여드름까지 나더라고요.

그러다가 대학 시절 저를 눈여겨보신 김대의 감독님이 수원FC에 부임하시면서 저도 여기 오게 됐어요(조유민은 김대의 감독이 수원 삼성 스카우터 시절부터 눈여겨보던 유망주였다). 단순히 팀에 입단한 걸 넘어서, 경기 출전까지 하게 됐으니 행운이죠. 덕분에 U-23 대표팀에도 승선했고요. 결국 사람 일이라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잘 되려고 그 때 그렇게 힘들었나 봐요.
조유민은 아시안게임에서 수원FC라는 이름을 등에 짊어지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소속팀에서 센터백 호흡을 맞추는 조병국 선수와는 나이차가 무려 15살이에요.
삼촌뻘이죠(웃음). 그런데 생각만큼 불편하지 않아요. (조)병국이 형이 처음에 저를 보고 호칭을 ‘삼촌’으로 해야 할지 ‘형’으로 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하더라고요. 결국엔 ‘형’으로 호칭을 정했죠. 병국이 형은 저한테 먼저 말도 걸어주시고, 경기장 안이든 밖이든 듬직하게 이끌어주셔서 정말 좋아요. 덕분에 센터백 호흡은 조금의 문제도 없어요. 배울 점이 많고 든든해요. 게다가 병국이 형은 수원FC 데뷔전 치르고 바로 라운드 베스트 11에 선정되셨잖아요. 베스트 11에 든 선수와 같이 경기를 뛰는 데 무슨 문제가 있겠어요(웃음).

팀 안팎에서 신뢰를 받고 있는 만큼 K리그 1 승격이 간절하겠어요.
전반기 때 성적이 좋지 않아서 팬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렸는데, 후반기에는 새로 온 선수들도 많고 팀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어요. 훈련 모습이나 경기장 안에서의 모습들이 많이 바뀌었기에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비록 저는 아시안게임 때문에 8월 리그 경기를 못 뛰지만 제가 빠진다고 해서 저희 팀이 흔들린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저도 아시안게임에서 수원FC라는 이름을 등에 짊어지고 최선을 다할 거예요. 다녀와서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거고요.

다른 얘기 해볼까요? 축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아버지의 영향이 커요. 아버지가 필드하키 국가대표 출신이셨거든요. 어렸을 때 아버지 동창회에서 체육대회를 하면 저도 종종 따라가서 구경했는데, 아버지 친구 분들께서 축구하는 모습이 그렇게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옆에서 같이 공차고 놀다가 결국 어머니한테 축구를 시켜달라고 조르게 됐죠. 처음에는 클럽팀에서 축구를 시작했는데, 축구부가 있는 일반 학교로 옮긴 뒤에는 생각했던 것과 달라 정말 힘들었어요. 많이 맞기도 했고요. 그래도 애들이랑 축구하는 게 마냥 좋았어요. 맞으면 ‘그런가보다’하고 다시 축구하고 그랬죠.

롤모델은요?
전북 현대 이동국 선배님이요. 엄청 멋있으세요. 그 나이에 경기장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팀 병국이 형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래 축구하셨고, 계속 좋은 모습 보여주잖아요. 그런 분과 가까이서 축구할 수 있다는 건 제게 있어 행운이나 마찬가지예요. 경기장 안팎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생생하게 보고 배울 수 있잖아요.

오래 축구하는 게 목표겠어요.
체력이 되는 한 오래 축구하고 싶어요. 나이 들면 저도 병국이 형처럼 15살 어린 후배들과 같이 축구해보고 싶고요. 은퇴 후에는 지도자를 하고 싶어요. 아직은 막연한 생각인데, 그 누구도 비슷하지 않은 조유민만의 색깔을 가진 지도자가 되는 게 꿈입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아시안게임 명단 발표 이후 팬들께서 SNS로 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셨어요. 아직 제가 팬이 많지 않아서 메시지가 오면 답장을 다 드리고 있죠. 그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어요. 물론 아시안게임이 제 축구 인생의 끝은 아닙니다. 저는 먼 곳을 보고 있고, 올라가기 위해 더 노력 중이에요. 혹시나 제가 주춤하고 힘들어 하더라도, 끝까지 믿고 지켜봐주시면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겠습니다. 운동장에 많이 찾아와서 응원해주시면 거기에 맞는 모습으로 보답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8월호 ‘THE INTERVIEW‘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해당 인터뷰는 대표팀 소집 전에 진행됐습니다.)

글=안기희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