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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다녀온 태극전사, K리그에 다시 선다!

등록일 : 2018.07.03 조회수 : 8469
(왼쪽부터) 윤영선, 문선민, 주세종, 이용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제 다시 K리그다. 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들은 나름의 추억과 교훈을 안고 K리그 그라운드에 선다.

프로축구 K리그1이 50여일 간의 월드컵 휴식기를 마치고 이번 주말부터 다시 기지개를 켠다. 월드컵 대표팀의 일원으로 러시아에 다녀온 4명의 선수(이용, 문선민, 주세종, 윤영선)는 3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 재개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선수들은 대표팀 경쟁력 향상의 기반이 되는 K리그에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부탁했다. K리그1은 오는 7일 재개된다.

네 선수는 월드컵 후일담과 다가올 K리그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유쾌하게 풀어놨다. 선수들이 미디어데이에서 쏟아낸 말들을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봤다.
이용(수비수, 전북현대)

“축구를 하면서 여러 번 그 부위를 맞았는데 워낙 토니 크로스가 슈팅이 좋아 이번이 제일 아팠다. 전 세계 팬들이 보는 무대라 창피해서 빨리 일어나고 싶었는데 통증이 심해 빨리 일어날 수 없었다.”
(이용은 독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토니 크로스의 슈팅에 급소를 정통으로 맞았다. 이날 미디어데이 사회를 맡은 이주헌 해설위원이 “팬들이 이용 선수의 건강을 염려하고 있다”며 질문을 던지자 이용은 그날의 아픔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인천과의 경기에서 문선민을 마크했었는데 저돌적이고, 스피드가 빠르다. 이번 월드컵에서 운동하다가 선민이를 다치게 한 적이 있는데 인천전에서도 그때처럼 강하게 해야 할 것 같다. 반칙은 안 하겠지만 그 기억을 되살리게끔 하고 싶다.”
(오는 7일 경기에서 전북현대와 인천유나이티드가 맞대결한다. 월드컵에서 한솥밥을 먹은 이용과 문선민이 K리그에서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이용은 문선민을 K리그에서 상대할 때는 거칠게 다뤄주겠다며 선전포고했다)

“(팬들의 비난에 대해) 섭섭함은 없었다. 대한민국 대표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유독 비난과 질타를 받은 친구들이 있다. 장현수와 김민우는 SNS를 폐쇄했다.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후배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안타까웠다. 조금만 자제를 해주시면 좋겠다.”
(1차전 스웨덴, 2차전 멕시코에 패하며 궁지에 몰린 대표팀은 팬들의 도를 넘은 비난에 더욱 힘들어했다. 인신공격이나 가족을 비난하는 댓글로 인해 상처를 입은 선수들도 있었다. 이용은 선수로서 팬들의 비난을 숙명으로 받아 들이겠지만 도를 넘은 비난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문선민(공격수, 인천유나이티드)

“개인적으로 가장 생각나는 게 (독일전 골 기회에서) 슈팅을 하지 않고 접는 동작을 한 것이다.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거기서 왜 슈팅을 안 때렸을까’ 하는 아쉬움 때문에 잠도 못 잤다. 주변에서 ‘종이접기 하냐’는 말도 들었다. 그러나 내가 못했기 때문에 그런 비난은 받아들인다. 다음에는 그렇게 하지 않도록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
(문선민은 독일과의 3차전에서 결정적인 골 기회를 잡았으나 수비수를 제치는 동작을 취하다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월드컵 골’이라는 평생의 훈장을 놓쳐버린 문선민은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에게 다음 월드컵에도 나설 기회가 주어질지 궁금하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제 이마를 많이들 알아보신다. 아내와 함께 외출하면 많이 알아보셔서 감사하다. 그럴 때마다 ‘K리그 많이 보러 와 달라’고 말한다.”
(월드컵 이후 달라진 점이 있냐는 질문에 문선민은 자신의 매력 포인트(?)인 이마를 많이들 알아보신다며 즐거워했다. 유난히 넓고 도드라져 보이는 그의 이마는 이제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조)현우 형과 첫 라운드에서도 대결했는데 내가 일대일 상황에서 골을 못 넣었다. 그래서 이 형이 골대 안에 없어야 골을 넣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우 형이 (독일 골키퍼) 노이어처럼 골을 넣으러 앞으로 나가면 좋겠다.”
(월드컵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골키퍼 조현우와 K리그에서 맞대결하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문선민은 유머 섞인 진심을 말했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최고의 골키퍼였던 조현우가 골문을 지키고 있으면 골을 넣기는 힘들 것 같으니 골문을 비우고 나갔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주세종(미드필더, 아산무궁화)

“일단 저를 보는 사람들이 모두 ‘손흥민의 골로 연결된 킥이 슛이냐, 패스냐’고 질문했다. 흥민이조차도 저에게 ‘형이 너무 길게 찼다. 내가 아니면 아마도 공을 못 잡았을 것’이라고 (내가 슈팅을 한 것처럼) 말했다. 분명히 말하지만 패스를 한 것이다. 다들 안 믿겠지만 흥민이에게 맞춰 패스를 했고, 흥민이가 잘 찾아 먹어서 기쁘다. 아마 하프라인 아래서 볼을 빼앗아 어시스트하는 선수는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뜻 깊은 순간이었다.”
(한국이 1-0으로 앞선 독일과의 경기 막바지에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는 만회골을 넣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나왔다. 그러나 볼 컨트롤 실수로 주세종에게 볼을 빼앗겼다. 볼을 빼앗은 주세종은 곧바로 공을 상대 골문으로 길게 찼고, 손흥민이 하프라인부터 질주해 공을 잡아 빈 골대에 공을 차 넣었다. 주세종은 이것이 의도된 패스였다고 강변했다. 믿거나 말거나~)

“월드컵 최종엔트리 발탁 전에 부모님이 힘들어했다. 특히 어머니는 잠도 못 주무셨다. 언론에서도 ‘주세종은 월드컵에 못 간다’고 보도가 나와 힘들어 하셨다. 저는 월드컵에 가든, 못 가든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감독님이 저를 좋게 봐줘 월드컵에 갔고, 경기도 뛰었다.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느낀 월드컵이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을 추리기 전에 28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근호, 권창훈이 부상을 당하면서 대상자는 26명으로 줄었고, 이 중 3명이 탈락했다. 주세종은 탈락이 유력한 후보 중 하나였지만 최종 엔트리에 살아남았다. 정작 주세종 본인은 담담했지만 가족들은 애가 타 들어간 모양이다)

“세계적인 팀과 경기를 하면 수비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수비를 하다가 볼을 빼앗았을 때 볼을 소유하고, 패스 미스를 줄이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템포를 맞춰야 하는데 실수해서 공격권을 넘겨주니 스스로 지쳤다. 세밀한 플레이를 발전시켜야 한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국축구가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무엇이냐고 묻자 주세종이 한 대답이다. 핵심을 찔렀다. 한국은 역습 과정에서 전방으로 향하는 패스가 정확하지 못해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윤영선(수비수, 성남FC)

“경기 이틀 전에 (독일전 선발 출전한다는 것을) 알았다. 훈련할 때 감독님과 우연히 같이 걸어가게 됐는데 갑자기 ‘긴장되냐’고 물어보셨다.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너 선발인데 긴장되냐’고 하셔서 긴장된다고 했다. 그때부터 부담이 됐다. 우리 팀이 대부분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수비력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데 개인적으로는 후반에 마크맨을 놓친 것도 있어 (10점 만점에) 7~8점 정도 주고 싶다.”
(1,2차전에 나서지 못한 윤영선은 3차전에 전격적으로 선발 출장했다. 윤영선은 김영권과 호흡을 맞춰 독일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경기 이틀 전에 선발 출전 소식을 알았다는 윤영선은 각고의 노력과 준비 끝에 멋진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메수트 외질, 토니 크로스와 볼 찼다고 동료들에게 자랑할 것이다.”
(소속팀으로 돌아가 동료들에게 어떤 것을 자랑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윤영선의 대답이 이랬다.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최강의 자랑거리다)

“성남은 이번 독일전에서 한국이 했던 것처럼 많이 뛰고, 최선을 다한다. 선수들 모두가 90분 내내 압박을 한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 활동량이 많고,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압박해 볼을 빼앗아 골을 넣는 축구를 한다. 경기장에 오시면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보게 될 것이다.”
(윤영선은 자신의 소속팀 성남FC를 이렇게 자랑했다. 성남은 현재 K리그2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윤영선은 “K리그2가 K리그1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K리그2 2위를 달리고 있는 아산무궁화의 주세종은 윤영선이 속한 성남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서겠다고 하며 윤영선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글 = 오명철
사진 =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