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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직장팀' 세아베스틸의 유쾌한 '무한도전'

등록일 : 2018.03.12 조회수 : 6420
세아베스틸의 골키퍼 오기만은 1972년생, 우리나이로 47살이다.
“살살 해줘요.”

경기 전 우스갯소리가 오갔지만, 긴장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세아베스틸은 10일 오후 3시 김천종합운동장에서 ‘2018 KEB하나은행 FA컵’ 1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선발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이는 1972년생 골키퍼 오기만. 상대팀인 동의대 선수들과의 나이 차는 20년이 훌쩍 넘었다.

예상대로 기량 차이는 현격했다. 세아베스틸은 전반전에만 여섯 골을 내줬다. 한 골, 한 골이 들어갈 때마다 “에휴”하는 탄식이 나왔지만, 곧 “괜찮아, 괜찮아”하며 경기에 집중했다. 전반전 45분이 끝난 뒤에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남은 후반전 45분을 걱정했다. 표정은 밝았다. 모두들 웃고 있었다.

후반전에는 공격 기회가 좀 더 생겼다. 공격수 김석만에게 연이어 슈팅 기회가 왔다. 후반 43분 기어이 골이 터졌다. 김석만이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찬 공이 그대로 흘러 골문으로 들어갔다. 관중석에서 박수가 나왔다. 영패로 끝나는 듯 했던 경기에 불어온 작은 소동이었다.

세아베스틸은 경기 종료 직전 동의대에 한 골을 더 내준 뒤 최종스코어 1-7로 경기를 마쳤다. 지친 몸에 즐거운 얼굴을 한 세아베스틸 선수들이 상대 선수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상훈 감독 역시 웃는 표정을 한 채 라커룸으로 향했다. “한 수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역시 동의대 선수들이 잘 하네요. 열심히 배웠습니다.”

FA컵에 참가하는 직장팀들은 보통 엘리트 선수 출신들로 전력을 꾸리지만, 세아베스틸에는 선수 출신, 이른바 ‘선출’이 네 명 뿐이라고 했다. 이상훈 감독은 “아무래도 (전력에) 한계가 있죠. 그래도 즐겁게 했고, 많이 배웠으니 만족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하다보니까 한 골이라도 들어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동의대와의 경기에서 소중한 한 골을 기록한 김석만.
소중한 한 골을 기록한 김석만은 그 한 골이 “우리의 피와 땀”이라고 말했다. 김석만은 2005년 프로팀 전남드래곤즈에서 뛰었던 선수 출신이다. 프로선수일 때는 당연하기만 했던 FA컵이 지금은 출전만으로도 벅차다.

“다시 이렇게 FA컵에 참가하니까 감회가 정말 새로워요. 선수 그만 둔지 이제 딱 10년 됐어요. FA컵에 나간다는 건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이렇게 뛰고 나니까 정말 기분이 좋아요. 꿈만 같아요.”

FA컵은 한 경기 만에 끝났지만 세아베스틸의 도전은 계속된다. 김석만은 “연습량이 부족했던 게 아쉬워요. 업무가 4조 3교대로 돌아가다 보니, 다같이 모여서 연습하는 게 쉽지 않아요.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많이 해서 내년에도 FA컵 참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죠”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세아베스틸이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단합이다. 세아베스틸의 FA컵 도전은 마지막까지 유쾌했다. 라커룸에서 왁자지껄한 경기 복기가 이어졌다. 이상훈 감독은 “FA컵이라는 큰 대회에 감히 나올 수 있어서 영광이죠. 이제 다음 대회를 잘 준비하렵니다. 직장팀 답게 안 다치면서 즐겁게 하다보면 승리가 따라오는 날도 있겠죠”라며 웃었다.

김천=권태정
사진=대한축구협회
직장팀 세아베스틸을 이끄는 이상훈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