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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MBC 국제 꿈나무 축구대회, 8인제의 진수를 느끼다

등록일 : 2018.02.27 조회수 : 6164
MBC 국제 꿈나무 축구대회의 8인제 경기 장면.
‘2018 영덕 MBC 국제 꿈나무 축구대회 U-12(2018 MBC World Youth Football Tournament U-12)’가 24일 경상북도 영덕군에서 개최됐다. 28일까지 8인제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아시아와 유럽의 유소년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모여 서로의 유소년 육성 환경과 제도를 공유하고 배울 점을 찾을 수 있는 장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몇 년 간 준비해온 U-12 단계의 8인제 도입을 위해 올해를 8인제 시범 도입의 해로 삼았다. 2월 22일부터 3월 4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시 일원에서 진행 중인 ‘2018 칠십리 춘계 전국 유소년축구연맹전’이 그 시작이다. MBC꿈나무축구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국제 축구대회는 이제 막 8인제를 시작한 국내 유소년 팀들이 8인제에 익숙한 유럽, 일본 팀들과 만나 경기를 치르면서 8인제의 효용성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대회에는 국내 유소년 팀인 수원삼성, 전북현대모터스, 울산현대, 부산아이파크, 아산무궁화, 동탄블루윙즈, GS경수클럽, 김포JIJ U-12팀들이 참가했고, 스포르팅(포르투갈), 트벤테(네덜란드), 루치에네르기야(러시아), 세레소오사카(일본), 세레소오사카엘리트선발(일본), 상하이럭키스타(중국), 청두축구협회선발(중국), 동티모르(동티모르) U-12팀들이 초청됐다.

대회 첫날인 24일 창포 해맞이 축구장의 풍경은 이번 대회가 국제대회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각국 유소년 팀들의 관계자, 학부모들이 자국의 국기를 들고 응원전을 펼쳤다. 예상대로 8인제에 익숙한 해외 팀들의 대승이 이어졌다. 세레소오사카는 첫 경기에서 전북현대를 6-0으로 눌렀고, 상하이럭키스타도 7-1로 이겼다. 스포르팅은 동탄블루윙즈에 2-0, 수원삼성에 7-0 승리를 거뒀다. 트벤테는 김포JIJ에 3-2, GS경수클럽에 7-1로 승리했다.

결과보다도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경기의 내용이었다. 전북현대 U-12의 신용주 감독은 유럽과 일본 유소년 선수들의 개인 기술에 엄지를 들어올렸다. 신 감독은 “매년 일본과 교류전을 하면서 8인제를 경험해왔다. 일본 유소년 선수들이 세밀한 기술면에서는 국내 선수들보다 뛰어나다고 느꼈다. 8인제를 비롯한 스몰사이드 경기가 유소년 선수들의 개인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은 U-12 단계에 8인제를 도입한지 10년이 넘었다. 8인제가 완전히 정착되면서, 유소년 선수들이 스몰사이드 경기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세레소오사카 U-12의 토리즈카 노부히토 감독은 일본 유소년 선수들이 뛰어난 개인 기량을 가질 수 있는 배경에 대해 “팀의 승리보다는 개인의 성장을 목표로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포르투갈 역시 오래 전부터 유소년 축구에 스몰사이드 경기를 적용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식은 조금 다르다. U-11 단계까지는 7인제 경기를 하고, U-12 단계에서는 9인제 경기를 한다. 11인제 경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단계를 밟게 하기 위해서다. 스포르팅 U-12의 안토니오 크루즈 감독은 “스몰사이드 경기를 하면 한 선수가 볼을 터치하는 횟수와 볼을 소유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면서 스몰사이드 경기가 유소년 선수들의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는 대한축구협회가 8인제 도입을 준비하면서 지난해 9월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79명의 유소년 선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의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8인제가 11인제에 비해 개인당 볼터치, 패스, 슈팅 등 모든 기술적 시행 횟수가 높았고, 패스 성공률도 높았으며, 전진 패스 횟수도 더 많았다. 선수들의 총 뛴 거리도 더 길었는데, 특히 런닝 속도가 빨라질수록 11인제와의 거리 차이가 컸다.

직접 지켜본 8인제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은 마치 농구처럼 쉴 새 없이 경기장을 오갔다. 많은 체력 소모는 자유로운 플라잉 교체를 통해 보완했다. 다만 선수들의 기량이 평준화된 일본, 유럽 팀들과 달리,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이가 큰 국내 팀들은 선수 교체에 대한 부담이 장애물로 작용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힘들다”면서도 “공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재미있다”고 입을 모았다.
25일 열린 MBC 국제 꿈나무 축구대회 간담회 모습.
대회 둘째 날인 25일에는 국내 팀들도 보다 8인제에 적응한 모습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롱킥을 자제하고 빌드업 능력을 키우기 위해 골킥 시 공이 하프라인을 넘지 못하도록 규칙을 정했다. 유럽과 일본 팀들은 골키퍼부터 시작되는 빌드업을 통해 패스플레이로 경기를 풀어가는데 익숙해 보였지만, 첫날 국내 팀들은 이에 고전했다. 둘째 날부터는 조금씩 빌드업과 패스플레이를 시도하는 장면이 많이 눈에 띄었다.

25일 경기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후에는 모든 참가팀의 지도자, 관계자들이 모인 간담회가 진행됐다. 대한축구협회 경기운영팀 이상운 과장의 진행으로 이뤄진 간담회에서는 각국의 유소년 경기 시스템을 소개하고 공유하면서 각각의 장단점과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끝으로는 이제 막 8인제를 도입하고 있는 한국 유소년 축구에 대한 조언과 격려의 시간도 가졌다.

국내 지도자들은 8인제 경기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이나, 유소년 축구 지도 환경과 분위기를 개선하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원삼성 U-12의 성종현 감독은 “이번 대회가 선수들은 물론 지도자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배울 점이 많았다”고 밝히며, “8인제가 도입된다면 이 선수들이 어떻게 11인제로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을 지, 이번 대회에서는 2심제로 진행됐는데 더 효과적인 심판 운영 방식은 없는 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JIJ의 김대호 코치는 “선수 개개인의 기술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자신감의 차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기본기는 많이 가르치지만 경기장에서 그것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경기에서 이겨야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여유와 자신감을 주지 못한다. 그런 환경이 바뀌어야한다”고 꼬집었다.

루치에네르기야의 알렉세이 라킨 감독도 이에 공감했다. 러시아 역시 승리우선주의의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유소년 선수 육성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야기였다. 러시아에서는 U-7 단계부터 6인제, 7인제, 8인제, 9인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알렉세이 감독은 “제도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문화를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역시 8인제 도입 초기에는 혼란과 문제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8인제를 시범 운영하며 여러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점을 해결, 개선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의견수렴과 협의의 과정을 거쳐 8인제가 한국 유소년 축구에 자연스럽게 뿌리내릴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영덕=권태정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