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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민축구단의 셰이크 카말컵 출전 뒷이야기

등록일 : 2017.03.14 조회수 : 9062
포천시민축구단 박승렬(왼쪽), 김재형 감독(가운데), 최안성(오른쪽)이 셰이크 카말 국제 클럽 컵 준우승 트로피와 함께 섰다
K3리그 디펜딩 챔피언 포천시민축구단은 지난 2월18일부터 3월4일까지 방글라데시 치타공에서 열린 ‘셰이크 카말 국제 클럽 컵(Sheikh Kamal International Club Cup, 이하 셰이크 카말 컵)’에 참가했다. K3리그 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승인을 받은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K3리그 우승 팀에 대한 혜택과 선수들의 동기 부여 측면에서 참가한 대회다. 2월15일에 방글라데시로 출국한 포천은 조별예선을 2위로 통과해 준결승을 거쳐 결승까지 진출했고, 결국 준우승을 차지하며 K3리그의 저력을 과시했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는 김재형 감독과 미드필더 박승렬, 골키퍼 최안성의 말을 빌어 포천의 18일 여정을 되돌아봤다.

2월15일 (선수단, 방글라데시로 출국)
비장한 각오였다. K3리그 팀의 최초 국제대회 참가라는 타이틀은 선수단 개개인으로 하여금은 책임감을 가지게 했다. 2월15일, 김재형 감독을 포함한 포천 선수단은 홍콩을 경유해 방글라데시 다카로 향했다.

“우리는 K3리그 대표로 이 대회에 출전하잖아요. 처음이라는 책임감도 있었고요. 국제대회에서 K3리그의 수준이 높다는 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준비를 정말 착실히 했어요.” - 김재형 감독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모두 국위선양하자는 마음가짐이었어요. 비록 환경이 좋지는 않았을 거라 예상했지만, 엄연한 국제대회잖아요. 민폐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최선을 다하자는 각오로 출국했어요.” - 박승렬

박승렬의 말대로 방글라데시의 환경은 그리 좋지 못했다. 흙먼지가 심한 기후와 훈련장 잔디 상태 등 거의 대부분이 한국보다는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대회의 일환이다. 어려워도 적응해야 했다.

“치안이 좋지 못해서 밖으로 아예 나가지를 못했어요. 호텔에서만 지냈죠. 다행히 치타공에서 머물렀던 호텔은 좋았어요. 빨래, 청소도 다 해주고 호텔 내에 수영장과 웨이트 시설도 있었죠. 다만 음식이 안 맞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김이나 통조림 햄 같은 한국에서 챙겨 간 음식들을 많이 꺼냈던 것 같아요.” - 최안성
치타공 아바하니와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각오를 다지는 포천. 상대 팀에 쏠린 압도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준결승전에서 승리했다
2월18일 (A조 조별예선 1차전 vs FC알가(키르기스스탄))
A조에 속한 포천의 첫 상대는 키르기스스탄의 FC알가였다. 지난해 AFC컵(AFC 챔피언스리그의 하위대회)에 참가했다는 사실 말고는 이 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천은 FC알가전을 2-0 승리로 이끌었다. K3리그 팀의 국제대회 첫 승이었다.

“일단은 (FC알가가) 지난해 AFC 컵에 참가했다고 하니, 강팀이라고 생각하고 임했죠. 경기 전 선수들에게 수비에서 빠른 공격 전환, 빠른 시간 득점을 요구했는데 그게 잘 먹힌 것 같습니다. 전반 14분과 19분에 득점해서 승리했거든요. 득점이 비교적 일찍 터지다 보니 우리 흐름대로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었어요.” - 김재형 감독

“저한테는 공이 잘 안 오더라고요. 마음이 편했죠. 심심할 정도였으니까요(웃음). 선수단 모두가 긴 시간 이동한 탓에 컨디션이 별로 안 좋을 줄 알았는데 승리를 해서 다행이었어요.” - 최안성

첫 경기를 승리한 포천은 다카 아바하니(방글라데시)와의 조별예선 2차전을 0-0으로 끝내고, TC스포츠클럽(몰디브)과의 3차전을 1-1로 마치면서 1승 2무(승점 5점)로 A조 2위를 확정지었다. 준결승 진출이었다.

2월28일 (준결승전 vs 치타공 아바하니(방글라데시))
준결승 상대는 B조 1위로 올라온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아바하니였다. 이 대회의 홈팀이었다. 엄청난 관중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20여명의 한국 교민들이 포천을 응원했지만, 1만5천여 명의 방글라데시 관중들이 분위기를 압도했다.

“관중이 정말 많았어요. 솔직히 K3리그에서는 접하기 힘든 광경이잖아요.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해 본적이 거의 없어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했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가 그라운드 바깥은 전혀 신경 쓰지 않으려 했어요. 오로지 경기만 봤죠.” - 박승렬

“관중이 많아서 긴장했었어요. 게다가 저 때문에 실수해서 상대에 선제골을 내줬거든요.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일단 상대 팀 관중들은 신경 쓰지 않으려 했어요. ‘이건 연습경기다’라고 계속 생각했죠.” - 최안성

포천은 전반 23분 코너킥 상황에서 치타공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43분 장용익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균형을 맞췄고, 후반 2분 박승렬의 천금 같은 역전골로 결승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압도적인 응원 분위기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환경이 치타공 아바하니에 유리했으나, 실력으로 돌파했다. 결승 진출이었다.
국제대회 첫 출전에 결승까지 오른 포천은 아쉽게 우승에 실패했다
3월4일 (결승전 vs TC스포츠클럽(몰디브))
사실 준결승전부터 포천에게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경기 일정은 그 중 하나였다. 주최 측에서 일방적으로 경기 일정을 바꿨다. 준결승은 당초 2월27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갑자기 하루 밀려 28일에 열렸고, 결승전도 3월2일에서 3일로 밀렸다. 시간도 제멋대로였다. 주최 측은 처음에 결승전 경기 시간을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저녁 9시 30분)으로 공지했지만, 경기 전날에 갑자기 5시 10분(한국시간 저녁 8시 10분)으로 바꿨다가 다시 6시 30분으로 재공지했다.

“화가 많이 났죠.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 선수들이 경기 일정에 맞춰 훈련을 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갑자기 하루 전에 바꿔버리면 컨디션 조절하는 데 문제가 생기거든요. 아쉬움이 컸어요.” - 김재형 감독

우여곡절 끝에 결승전에 출전한 포천, 상대는 조별예선 3차전에서 만났던 몰디브의 TC스포츠클럽이었다. 그야말로 격전이었다. 몰디브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포천은 정규시간을 90분을 2-2로 마친 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내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갔다.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몇 차례 승부차기를 막아본 경험이 있었기에 자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경기만큼은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상대 팀 관중들이 워낙 많았고, 방향도 예상했던 것과 달라서 기에 눌렸다고 해야 할까요? 승부차기에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게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 최안성

“관중이 3만 명 정도는 왔었어요. 같은 동남아 팀이어서 그런지 방글라데시 관중들이 상대 팀을 응원하더라고요. TC스포츠클럽도 조별예선 3차전과 달리 동기부여가 잘 되어 있었어요. 결국 승부차기에서 져서 많이 아쉬웠죠.” - 박승렬

결국 포천은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하며 준우승을 기록했다. 준우승의 아쉬움과 여운을 누릴 새도 없이 포천은 바쁘게 짐을 꾸려야 했다. 주최 측에서 출국 시간을 굉장히 타이트하게 잡은 것이다.

“결승전 끝나고 물도 잘 나오지 않는 곳에서 급하게 씻었어요. 치타공에서 다카로 가는 비행기 시간이 10시 30분이었는데 버스에 타니까 10시였어요. 경찰이 에스코트를 해줬는데도 워낙 교통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시간이 밀렸죠. 다행히 비행기 이륙 시간이 지연돼 겨우 탈 수 있었어요. 연장전까지 치른 상태에서 그렇게 뛰려니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 때까지 축구하면서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웃음).” - 박승렬
포천은 대회 내내 훈련장을 찾아 볼보이 역할을 했던 방글라데시의 바슈다스, 아슈다스 형제를 호텔로 초청해 식사를 했다. 힘든 여건 속에서 얻은 소중한 추억이다
3월5일 (대회 그 후, 추억을 얻다)
힘든 순간에도 추억은 있다. 포천은 대회 기간 동안 잊지 못할 친구를 얻었다. 방글라데시의 바슈다스, 아슈다스 형제다. 이들은 매일 포천의 훈련장을 찾아와 자발적으로 볼 보이 역할을 했다.

“훈련장 근처에 살던 소년들이었죠. 고아라고 하더라고요. 훈련장 담이 낮아서 볼이 넘어가면 주워 와야 하는데, 이 소년들이 도와주더라고요. 매일 볼 보이를 해주니 고마워서 결승전 전날에 호텔로 데려와 식사도 같이 하고, 선물도 줬죠.” - 김재형 감독

“바슈다스, 아슈다스 형제 덕분에 훈련하는 데 지장이 없었어요. 치안 문제 때문에 훈련장 밖으로 함부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 소년들이 볼 보이 역할을 톡톡히 해줬죠. 너무 고마워서 한국에서 가져 온 과자를 줬는데, 잘 안 먹더라고요. 알고 보니 집에 있는 누나한테 가져다준다고 고이 간직하고 있었던 거예요.” - 박승렬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바슈다스, 아슈다스 형제는 포천의 마지막 훈련 날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포천 관계자가 “너희 이제 더 이상 안와도 돼”라고 하자 아쉬움에 울어버린 것이다. 그만큼 서로 간에 정이 단단히 들었다. 포천이 방글라데시에서 얻은 친구들이었다.

18일 간의 여정은 모두 끝났다. 이제는 K3리그를 준비해야 한다. K3리그 팀의 최초 국제대회 참가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방글라데시로 떠난 포천, 18일 간의 기억은 이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았을까?

“좋은 추억이었어요. 환경은 좋지 않았지만,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어요. 국제대회에서 경험을 쌓는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예요. 고생은 많이 했어도 결국 남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 최안성

“우리 선수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됐을 거예요. 상대는 모두 각 국의 1부 리그 팀들인데 이들에 비해 4부 리그 격인 K3리그가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죠. 대외적으로 포천을 제대로 알리기도 했고요. 환경만 조금 더 개선된다면 좋았겠지만, 우리 팀으로서는 참가한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고맙고 잊지 못할 기억이었습니다.” - 김재형 감독

글=안기희
사진=대한축구협회, 포천시민축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