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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선수들이 말하는 설기현표 축구는 ‘자율과 도전’

등록일 : 2017.02.14 조회수 : 16311
‘제53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은 설기현 감독이 성균관대를 이끌고 치르는 마지막 대회다.
“모르겠어요. 그냥 그동안 해왔듯이 준비했어요. ‘마지막 대회니까 꼭 우승해야겠다’ 그런 건 없어요. 처음부터 목표는 좋은 팀을 만들자는 거였고, 지금도 같아요.”

설기현 감독은 덤덤했다. 12일 경남 통영에서 개막한 ‘제53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은 설 감독이 성균관대를 이끌고 치르는 마지막 대회다. 지난 6일 설 감독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새 코치로 선임됐다. 그는 3월 1일부터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종료일까지 약 1년 반 동안 성균관대를 떠난다.

성균관대 선수들은 설 감독을 위해 우승을 선물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대회를 치르고 있다. 지난 12일 고려대와의 첫 경기부터 강한 의욕을 느낄 수 있었다. 전반 7분 만에 이형경의 선제골로 앞선 성대는 전반 막판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41분 홍창범의 결승골로 승리했다. 지난해 U리그 왕중왕전 우승팀이자, 권역 리그에서 성균관대에 1-7 대패를 안겼던 고려대를 상대로 멋지게 설욕했다.

종료 휘슬 후 힘이 풀려 그라운드에 주저앉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경기 전 설 감독은 선수들이 ‘마지막’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모르겠어요. 애들끼리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하며 멋쩍어했지만, 선수들의 마음은 간절하고 명료했다.

강한 정신력이 성대 선수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들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설 감독이 2년간 팀에 심어놓은 ‘자율’과 ‘도전’의 철학에서 나온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선수들은 이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설 감독의 축구를 온 몸으로 해내고 있었다.
설기현 감독은 성균관대를 분위기가 좋고 조직력이 강한 팀으로 만들고자 했다.
2015년부터 2년간 설 감독과 함께해온 선수들은 설기현 축구의 핵심을 ‘자율’이라고 했다. 주장이자 골키퍼인 최영은(4학년)은 설 감독에 대해 “다른 감독님들과는 다른 확고한 철학이 있는 유럽 스타일 지도자”라고 표현했다.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는 설 감독의 지도 철학이 선수들에게도 깊이 인지돼 있는 것이다. 지난해 FA컵 32강전에서 프로팀 서울이랜드FC를 꺾어 화제의 중심에 섰던 당시에도 설 감독의 리더십이 주목받은 바 있다.

설 감독은 부임 후 ‘하루 훈련시간 1시간 10분 이내’ ‘주말은 무조건 휴식’과 같은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켰다.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생활해야 창의적인 축구가 나온다는 철학이었다. 이전과 다르게 훈련시간이 짧아 남는 시간을 어떻게 써야할지 몰랐던 선수들은 서서히 자유시간을 활용해 개인의 발전을 꾀했다.

설 감독은 대회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팀 컬러를 입히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그는 “지도자로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때로는 준비한 것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고, 조금 부족했는데도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하죠. 거기에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좋은 팀이 돼가는 과정을 밟아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설기현의 축구는 전술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설 감독은 수비 뒤 공간으로 돌파하는 움직임과 이를 살리는 과감한 전진 패스를 강조했다. 짧은 훈련 시간 동안 그는 공격 상황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패턴 플레이를 선수들에게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처음에는 공격에 치중하는 축구를 하며 실수가 잦아 역습을 맞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러나 설 감독은 선수들에게 “실수를 해도 괜찮으니 계속 시도하라”고 주문했다. 패턴 플레이에 의한 과감한 공격이 선수단에 정착되자 성적도 뒷받침됐다. 2015년 U리그 왕중왕전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FA컵에서 16강에 올랐다.

선수단은 잠시 팀을 떠나는 설 감독이 좋은 성과를 올리고 컴백하기를 기원했다. 공격수 이동현(3학년)은 “그동안 감독님께 많이 배웠어요. 월드컵 본선에 꼭 가셔서 저희와 함께했던 것 이상으로 좋은 성과를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완전히 떠나는 건 아니잖아요. 돌아오실 거니까, 대표팀에 다녀오신 뒤에는 저희한테도 좋은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미드필더 이태강(3학년)은 “미팅 때 감독님 생각해서 후회 없이 뛰자고 약속했어요. 감독님 떠나시는 데 드릴 게 우승밖에 없는 것 같아요”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성균관대와 설 감독은 춘계연맹전을 끝으로 1년 반의 헤어짐이 생기지만 인연은 이어진다. 주장 최영은은 “감독님이 대표팀에 있으면서도 계속 저희를 지켜봐주시고 신경써주신다는 것을 아니까요. 조금 서운하긴 해도 괜찮아요. 저희가 더 잘해야죠”라며 마음을 다졌다.

통영=권태정
사진=대한축구협회
설기현 감독은 3월 1일부터 약 1년 반 동안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코치로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