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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뮐러 수석강사 “유소년 축구 핵심은 즐기는 것”

등록일 : 2018.06.07 조회수 : 4210
한국 유소년 축구는 변화의 기점에 있다. 오랜 논의를 거친 초등부 8인제 축구가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그리고 축구 강국 독일에서 벽안의 유소년 축구 전문가가 날아왔다. 미하엘 뮐러 수석강사는 스몰사이드 게임이 더 이상 선진문물이 아닌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말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4월 독일 출신의 미하엘 뮐러(53, Michael Muller) 씨를 ‘지도자 수석강사 겸 유소년 정책수석’으로 영입했다. 뮐러 수석강사는 프로팀 유소년 코치부터 시작해 독일 U-15, U-18 대표팀 코치를 역임하며 20년 가까이 활동한 유·청소년 축구 전문가다. 2008년부터는 독일축구협회 지도자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뮐러 수석강사는 2021년 4월까지 3년간 대한축구협회의 지도자 강사로 활동하면서 지도자 교육 방향과 유소년 육성정책을 수립하고, 선진 기술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일을 맡는다.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만난 뮐러 수석강사는 유쾌했다. 4월 27일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뮐러 수석강사는 도착하자마자 바쁜 업무와 출장에 치이느라 한국이라는 나라를 아직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다른 문화와 음식 등 모든 것이 새롭지만 그 새로움이 즐겁다고도 했다. 늘 새로운 도전을 즐긴다는 뮐러 수석강사에게 한국축구에 대한 인상과 유소년 축구 철학에 대해 물었다. 세계 최고의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갖춘 독일에서 얻은 경험들을 한국축구에 어떻게 녹여낼지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 대한축구협회와 함께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결정을 내리기까지 수개월 동안 접촉이 있었고 많은 대화를 했다. 무엇보다 대한축구협회에서 내가 하게 될 일들이 마음에 들었다. 지난 1월 독일에서 박지성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 박일기 팀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축구를 대하는 관점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관점이 완전히 같은 것보다,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과정을 통해 내가 대한축구협회에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도전의식이 생겼다. 나는 새로운 도전을 즐기곤 한다.

- 대한축구협회에서 맡은 일은 무엇인가?
큰 틀에서 말하자면 한국축구가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지도자 교육과 유소년 육성, 두 가지로 나뉜다. 지도자 교육에서는 기초 단계부터 최상위 단계까지의 지도자 교육이 단계별로 좋은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몫이다. 각각의 교육은 물론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연결하는 과정의 중요성도 생각하면서 좋은 교육 체계를 잡아가고자 한다. 유소년 육성에 대해서는 자문 역할을 맡아 한국의 유소년 축구 발전을 돕고자 한다.

- 한국, 그리고 한국축구에 대한 인상은 어떤가?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기 전까지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사실 잘 알지 못했다. 한국축구에 대해서는 비교적 많이 알고 있다. 1986년부터 꾸준히 월드컵에 참가한 나라인데다 특히 2002년 월드컵에서는 훌륭한 성적을 거뒀지 않나.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들도 잘 알고 있고, 차두리 코치와 알고 지내면서 더 많이 관심을 갖게 됐다.
- 한국의 축구 인프라는 독일과 차이가 있을 텐데, 어떤 차이점을 느꼈나?
아직 한국의 많은 곳을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서울의 경우 인구 밀집도에 비해 축구장이 많이 부족하다고 들었다. 독일의 축구 인프라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우수한 것이 사실이다. 각 프로 구단마다 유소년 육성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고, 정부에서 관련 시설의 개보수를 위한 지원을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경기장은 경기장일 뿐이다. 하드웨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어떤 콘텐츠가 들어있느냐다.

구단의 철학, 지도자의 능력, 스태프의 수준, 학업과의 연계 등이다. 분데스리가 1부 프로 구단의 경우 2008년부터 3년 마다 감사를 받는다. 독일축구협회는 그 결과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등급이 높을수록 많은 지원을 한다. 모든 것들은 어린 선수들이 성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안전하고 좋은 체계를 갖추기 위함이다.

- 한국 유소년 축구는 8인제 도입 과정 중에 있다. 독일 유소년 축구에서는 8인제와 같은 스몰사이드 게임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
독일에서 스몰사이드 게임을 활용한지는 16년 됐다. 현재 모든 유럽 나라들이 유소년 스몰사이드 게임을 적용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U-12/13 단계에서는 9인제, U-10/11 단계에서는 7인제를 사용하고 있다. 그보다 어린 선수들의 경우에는 5인제나 4인제를 하고, 우승을 다투는 챔피언십을 아예 치르지 않는다. 그 나이 대에 우승을 두고 다투는 것은 선수들보다는 지도자나 학부모를 위한 것일 때가 많다. 어린 선수들은 페스티벌 형태로 축구를 즐긴다.

- 왜 스몰사이드 게임인가? 스몰사이드 게임이 유소년 선수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가?
왜 어린 선수들이 11인제 축구를 해야 하는지 반대로 묻고 싶다(웃음). 어린이를 그저 몸이 작은 어른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어린이들의 시각에서 어린이들이 원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축구를 좋아하는 것은 게임과 플레이를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유소년 축구 지도의 목적은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오랫동안 축구를 사랑하고 즐기게 하는 것에 있다. 성적을 내는 것이 아니다.

사실 이 주제로는 하루 종일 이야기할 수 있다(웃음). 단적으로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몰사이드 게임은 11인제에 비해 볼터치, 슈팅, 골, 1대1 공격 상황, 1대1 수비 상황이 훨씬 많다. 이를 통해 어린 선수들은 기술은 물론 각 상황에서의 판단력과 의사 결정능력을 기를 수 있고, 무엇보다 축구를 즐길 수 있다.

- 그것이 독일 축구 전체를 아우르는 철학인가? 독일축구협회는 그런 철학을 어떻게 현장으로 전달하는가?
독일의 철학이기도 하지만 유럽 축구의 철학이기도, 전 세계 축구의 철학이기도 할 것이다. 축구는 빠르게 변화해 왔고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예전처럼 11인제 포메이션에 맞춰 선수들을 기계적으로 움직이면 이길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좁은 공간과 강한 압박 속에서 선수 개개인이 자신만의 의사결정을 하고 헤쳐 나가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물론 11인제를 꾸준히 해오던 곳에서는 11인제가 익숙하고 편안하기 때문에 변화가 두려울 수 있다. 변화는 편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발전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현장에 있는 모두를 설득하는 것은 어렵지만, 지도자들이 변화를 인지하고 납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지도자 교육이 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질 좋은 지도자 교육 체계를 갖추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 <ONSIDE> 6월호 ‘YOUTH FOOTBALL’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권태정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