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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베테랑 심판평가관 권남순 씨를 만나다!

등록일 : 2018.04.11 조회수 : 2761
대한축구협회장기에서 처음으로 동호인 축구대회 심판 관련 업무를 경험한 권남순 심판평가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인천광역시 일대에서는 ‘제37회 대한축구협회장기 전국축구대회’가 열렸다. 동호인 축구 최고의 축제인 이 대회는 다양한 연령대의 선수들이 출전해 기량을 뽐냈다.

동호인 화합의 장인 대한축구협회장기가 의미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심판 통합의 시험 무대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에는 전문 선수의 경기에 나서는 심판과 심판평가관이 투입됐다. 10년이 넘는 심판 경력을 자랑하는 권남순(50) 심판평가관은 대한축구협회장기를 통해 처음으로 동호인 대회의 심판 운영을 맡게 됐다.

권남순 심판평가관 같은 사례가 나오게 된 것은 지난 2016년 대한축구협회가 전문 축구와 동호인 축구를 통합하면서부터다. 대한축구협회는 2016년 전문 축구와 동호인 축구를 관장하는 단체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심판 자격증도 통합했다. 기존에 동호인 축구를 관장하는 국민생활체육 전국축구연합회(이하 연합회)에서 인증한 심판 자격증을 가지고 있던 심판들은 지난해 하반기 대한축구협회가 인정하는 자격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에 따라 전문 선수의 경기에만 나서던 심판이 동호인 대회에서 휘슬을 불게 됐고, 반대로 동호인 대회만 맡았던 심판이 전문 선수의 경기에 나서는 경우가 생기게 됐다. 심판평가관 역시 심판들과 마찬가지로 전문 선수의 경기와 동호인 경기에 모두 투입될 수 있다.

권 심판평가관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첫 동호인 대회를 치른 소감을 묻고, 심판 통합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그녀는 허심탄회하게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녀의 말을 들어보니 심판 통합은 심판 저변을 확대하고, 동호인 축구 대회 심판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였다.
권남순 심판평가관은 전문 선수 경기에 나서는 심판들의 판정을 평가하는 일을 하고 있다.
-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작년부터 심판평가관으로 활동하게 된 권남순이다. 2007년부터 심판으로 활동했고, 2010년에 대한축구협회 1급 심판으로 승급했으며, 시험을 통과해 작년부터 심판평가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문 선수 대회만 보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동호인 축구 대회를 맡게 됐다.
원래는 배구선수 출신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7년부터 3년간 한국도로공사 배구단에서 선수로 뛰었다. 이후 무릎 부상으로 은퇴해 도로공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다 결혼을 하면서 회사를 그만 뒀다. 하지만 워낙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선수 생활을 그만 둔 후에도 수영, 라켓볼, 골프를 즐겼다. 그러나 30대 중반부터 동호인 축구에 빠졌고, 축구 심판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렇게 심판이라는 길에 입문하게 됐고, WK리그 심판까지 하게 됐다.

- 전문 선수 대회의 심판과 심판평가관으로 활동하다가 동호인축구대회에서 첫 심판운영관으로 활동한 소감은.
이번 대회를 총 10개 구장에서 했는데 우리 구장은 모두 대한축구협회 4,5급 심판이 있었다. 다른 구장에는 1급 심판도 있었다. 4,5급 심판은 대부분 작년에 심판 자격증(연합회->대한축구협회)을 전환하신 분들이다. 연합회 시절에는 1급 심판이었는데 심판 통합이 되면서 4,5급이 되니까 불만도 있더라. 하지만 대한축구협회의 마크를 달고 뛴다는 자부심이 느껴졌고, 심판평가관으로부터 평가를 받게 되니까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행여 그분들이 자존심 상할까봐 조언을 할 때도 조심스럽게 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귀띔을 해드리면 잘 받아들이셨다. 조언을 적극적으로 원하는 분들도 있었다.

- 이번 대회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정말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우리 구장에서는 황금부(70대) 경기가 열렸는데 한 분이 경기 도중 쓰러져 의식이 없었다. 다행히 주,부심이 신속하게 대처하고, 의료진이 곧바로 투입돼 의식을 되찾아서 병원으로 갔다. 동호인축구대회에서는 나이 든 어르신들이 경기를 하다 보니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난다고 하더라. 심판진이 응급 상황에 대처를 참 잘 하셨다.

- 동호인 축구대회 경기를 보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4,5급 심판들은 아직까지 변경된 규칙 적용에 미흡한 분들이 있다. 일례로 공이 골라인 아웃이 돼 부심이 기를 들었는데 주심이 부심에게 기를 내리라고 하고는 경기를 그냥 진행하더라. 자기가 봤을 때는 공이 나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나중에 그 주심에게 ‘위치상 부심이 공을 더 잘 볼 수 있는 위치였으니 부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씀 드렸다. 이런 것 말고도 미흡한 부분들이 있었다.
과거 심판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권남순(가운데) 씨의 모습.
- 기존의 1,2,3급 심판과 연합회에서 넘어온 4,5급 심판 사이에 벽은 없었나.
그런 건 전혀 없었다. 우리 운동장에서는 전혀 없었다. 4,5급 심판들이 1,2,3급 심판들이 판정을 내리는 것을 굉장히 유심히 보셨다. 어떤 분들은 ‘엘리트 심판도 뛰는 것만 잘 뛰지 우리와 별 차이 없네’라고 하시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역량의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어떻게 해야 승급을 할 수 있는지 관심도 많이 가지셨다. 자격증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면도 있었을 테지만 분명 새로운 자극이 될 것이다. 더 발전하고, 노력해야겠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4,5급 심판들이 대한축구협회 마크를 달고 심판을 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이런 경우를 보더라도 심판 통합을 통한 체계적인 심판 관리와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대회의 경우 두세 구장은 대한축구협회의 심판평가관이 있었지만 나머지 구장은 심판운영관이 있었다. 심판운영관은 연합회 시절 만들어진 직책으로 심판 평가의 업무보다는 현장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무래도 심판 평가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신 분들은 아니기 때문에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심판운영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심판 규정을 개정해 심판운영관에 관한 조항을 넣었다. 또한 4월 초 이들을 상대로 교육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심판평가관은 심판운영관으로 배정 받을 수 있도록 규정으로 정했다”고 했다. 전문 경기만 관할했던 권남순 심판평가관이 동호인 축구대회에 배정된 것도 바로 이러한 규정 변화 때문이다)

- 동호인 축구대회와 전문 선수의 대회는 분위기 면에서 어떻게 달랐나.
아무래도 동호인 대회가 심판에 대한 항의가 심하다.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다. 예전에는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고, 경기장이 난장판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한축구협회가 시행하고 있는 ‘리스펙트 캠페인’ 덕분에 조금씩 항의나 욕설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리스펙트 상도 시상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서로를 존중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도 항상 강조하지만 심판들은 체력 관리가 우선이다. 체력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심판 자격을 유지할 수도, 승급할 수도 없다. 평소에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4,5급 심판들은 경기 규칙서를 자주 봐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심판 교육이다. 각 시도협회의 사정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심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대한축구협회에서는 심판 교육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글 = 오명철
사진 = 대한축구협회, 권남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