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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이 손흥민의 맹활약을 걱정하는 이유는?

등록일 : 2018.03.12 조회수 : 561
“손흥민이 지금 잘 하다가 월드컵 때 컨디션이 내려가면 어떡하나 걱정하고 있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최근 소속팀 토트넘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이 너무 잘 해서 걱정이다. 신 감독은 손흥민이 지금의 활약을 월드컵에서도 이어가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었다.

신 감독은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 원정 2연전에 나설 23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손흥민, 황희찬, 기성용이 발탁됐으며 최근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구자철도 합류했다. 대표팀은 오는 24일 북아일랜드, 28일 폴란드와 유럽 원정 친선경기를 치른다.

신 감독은 이번 유럽 원정 2연전에 대해 “A매치 기간에 하는 마지막 평가전이다. 나름 소속팀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23명을 뽑았다. 스웨덴, 멕시코, 독일을 상대로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여줄지 확인하는 평가전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의 최대 고민은 바로 수비진이다. 신 감독은 수비진 8명 중 5명을 전북 선수로 구성했다. 소속팀에서 손발을 맞춘 수비라인을 기용해 조직력을 높이려는 의도다. 하지만 최근 전북의 실점률이 높아 고민이다.

신 감독을 고민하게 하는 또다른 한 가지는 손흥민의 맹활약이다. 신 감독은 그 이유에 대해 “손흥민이 월드컵까지 지금처럼 잘 하면 좋겠지만 선수는 사이클이 있다. 지금 잘 하다가 월드컵 때 컨디션이 떨어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 감독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 선수 선발 배경은.
A매치 기간에 하는 마지막 평가전이다. 23인에 뽑힌 이들이 100%라고 (월드컵까지 간다고) 볼 수는 없지만 나름 팀에서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스웨덴, 멕시코, 독일을 상대로 우리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평가전이 될 것으로 본다.

- 수비수 중 5명이 전북 선수다. 포백을 전북 선수로 모두 구성하는게 좋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뽑다 보니 전북 선수들로 수비라인을 구축하게 됐는데 좋은 선수라 뽑은 것이다. 팀에서 손발도 맞추고 있다. 이들이 베스트 멤버라고 볼 수는 없지만 꾸준하게 손발을 맞추고 있고, 공격수들과 시너지 효과가 난다면 더 좋은 수비력을 보일 것이다. 전북이 국가대표급 수비라인을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골을 먹고 있는 게 안타깝지만 내 눈에는 가장 좋은 선수들이다. 이제까지 꾸준히 선발됐고, 국제 대회 경험이나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뽑았다.

- 슈틸리케호 시절부터 수비 조직력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있다. 전북 선수들이 오면서 해소될 것으로 보는가.
특정 팀을 염두에 두고 뽑은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실력을 보고 뽑았고, 개개인의 실력에 따라 수비진을 구성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전북의 수비라인이 대표급 수비라인이라고 볼 수 있다. 수비 라인이 바뀌는 것보다 소속팀에서 손발을 맞추는 것이 유리한 조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전북 선수들이 베스트 멤버는 아니다. 한두 명이 보강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본다.

- 박주호, 홍정호, 황희찬 등이 오랜만에 들어왔다.
이들은 대표팀 코치를 하면서 꾸준히 봐왔기에 새로운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이 선수들도 오랜만에 대표팀에 왔고, 내가 코치로 함께 생활한 것과 감독이 되고 뽑는 것은 다르다. 이 선수들이 대표팀에 들어와 보여주는 마음가짐, 행동, 희생 정신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월드컵에 갈 수 있을지 여부가 가려진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월드컵을 같이 갈 수 있다. 이들의 기량은 좋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면 마지막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

- 박주호를 미드필더로 뽑은 이유는 무엇인가.
박주호는 풀백도 보지만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도 할 수 있다. 일단 주세종, 이명주가 경찰청에 입단하면서 군사훈련을 해 몸이 안 올라와 미드필더 자원이 부족하다. 박주호가 현재 소속팀에서 볼란치 역할을 맡고 있어서 대표팀에서 어느 정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내가 대표팀 코치를 할 때 기성용과도 짝을 이뤄 잘 했다. 두 포지션을 맡을 수 있으니 이번 평가전에서 실험해보기 위해 뽑았다.
- 공격진 4명의 선발 기준은.
석현준은 작년 12월 동아시안컵 이후 프랑스로 넘어가 직접 경기를 보고 몸상태를 체크했다. 지동원과 황희찬은 최근에 확인했다. 석현준은 작년 12월까지 괜찮았는데 부상을 당해 아쉽다. 지동원은 내가 보러 간 경기 3일 전부터 근육 부상이 있어서 경기 당일 근육이완제 주사를 맞고 뛰어 경기력이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꾸준히 뛰고 있어 대기명단에 넣었다. 황희찬은 상당히 좋았다. 김신욱은 해트트릭을 하면서 올라왔다. 공격수로 뽑힌 모든 선수들이 몸상태가 좋고, 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 A매치 마지막 평가전인데 대표팀 구성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나. 공격수들의 활용 방안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대표팀 구성은 큰 부상이 없다면 80% 이상 확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공격수들은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우리 팀의 기본 포메이션을 4-4-2로 가정했을 때 손흥민이 투톱 중 한 명으로 나설지, 사이드에 나설지 고민하고 있다. 투톱을 한다면 손흥민의 파트너는 누구로 할지, 손흥민이 왼쪽으로 간다면 최전방을 투톱으로 할지, 원톱으로 할지도 고민이다. 포메이션도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다.

- 5월말 소집 이후 월드컵 전까지 총 4차례 경기를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선수들이 가진 리듬이 있다. 일주일에 한 경기 하는 선수도 있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나 유럽 챔피언스리그 및 유로파리그에 나가면 일주일에 2경기를 하는 선수도 있다. 일정한 생체 리듬이 있는데 갑자기 컨디션이 뚝 떨어지면 안 돼서 몇몇 선수들에게 직접 의견을 물어봤다. 러시아월드컵 첫 경기를 하기 전에 몇 경기를 하고 가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선수들이나 피지컬 코치도 최소 4경기 정도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선수들의 생각도 같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4경기를 하기로 결정했다.

- 현 시점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점은 무엇인가.
수비 라인이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서두에도 말했듯이 전북 수비라인이 대표팀을 구성하는데 실점률이 높아 부담스럽다. 스웨덴, 독일 선수들은 신체조건이 월등한 데 그들이 파워로 밀고 들어올 때 우리 수비라인이 얼만큼 견딜까. 상대가 길게 볼을 차서 들어올 때 풀백 라인이 제공권과 몸싸움에서 이겨낼까 등이 나를 가장 힘들고 고민스럽게 만든다. 대한민국 축구에서 180cm 넘는 풀백들이 없을까 등의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 수비 라인을 어떻게 구성해서 실점을 줄이고,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를 나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가 자고 일어나면 항상 고민한다. 더욱 조직력 있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스웨덴 대표팀에 복귀한다는 설이 있다. 그가 돌아오면 어떤 여파가 있을까.
주제 넘는 생각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그 선수의 성격이나 스웨덴 대표팀에서의 움직임, 평소 행동은 모르지만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독불장군이다. 그래서 그런 선수가 대표팀에 복귀해서 경기를 못 뛰면 후배들을 위해 희생할지 의문이다. 우리에게 위협이 될 수 있지만 선발로 못 나오면 팀을 와해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즐라탄처럼) 나이 있는 선수가 희생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득이 될 것이다.

- 손흥민이 잘 하고 있다. 최근 활약이 월드컵을 준비하는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고 있나.
손흥민이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월드컵에 보이면 좋겠는데 지금 잘 하다가 월드컵에 컨디션이 내려가면 어떡하나 걱정하고 있다. 지금은 원톱이든, 사이드 윙이든 좋은 활약을 하고 있어 나를 흥분시키고 있다. 하지만 선수가 1년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월드컵이 시작될 때 유럽 선수들은 비시즌이 되면서 컨디션이 다운돼 다시 올리기 위해 준비할 때다. 컨디션,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로가 쌓일 수 있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손흥민과 다른 공격수들의 조합은 소집 이후 미팅을 하면서 이야기하겠다.

정리 = 오명철
사진 =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