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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소년 감독의 조언 “성적보다는 미래, 팀 정신을 키워줘야”

등록일 : 2017.07.04 조회수 : 5798
FSV 프랑크푸르트 유소년 총감독 아민 알렉산더
“‘팀 가이스트(Team geist, 팀 정신)’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벽안의 축구 감독이 인구 8만 여 명의 조용한 시골마을인 충청남도 예산을 찾았다. 주인공은 독일 FSV 프랑크푸르트 유소년 아카데미 총감독인 아민 알렉산더다. 유럽 축구의 중심인 독일에서 오래도록 유소년을 지도해 온 아민 총감독이 모든 게 낯선 예산을 방문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지난해 말 창단한 고등리그 팀인 FC예산 U-18팀 때문이다. 전북 현대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했던 전현석 감독이 이끄는 FC예산 U-18팀은 ‘2017 대교눈높이 전반기 전국 고등 축구리그’ 충남 권역에 참가해 4승 1무 5패로 5위를 기록했다. 총 25명의 선수단과 3명의 코칭스태프로 구성되어 있다.

아민 총감독이 소속되어 있는 FSV 프랑크푸르트는 최근 FC예산 U-18팀과 상호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아민 총감독이 예산을 방문한 이유도 바로 이 상호 교류 협약 때문이다. 1899년 창단한 FSV 프랑크푸르트는 한국 축구의 전설인 차범근과 그의 아들인 차두리가 활약했던 분데스리가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팀과는 다른 3부 리그 팀으로, 윤주태(상주 상무)와 박인혁(FC 코페르)이 뛰던 팀이다. 근래 구단 임원진이 바뀌면서 유소년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독일축구협회에서 1등급 판정을 받을 정도로 유소년 육성에 구단의 역량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SV 프랑크푸르트는 아시아 유망주들에게 관심이 있었고, FC예산 U-18팀은 선수들이 유럽 축구와 같은 더 넓은 경험을 쌓아 성장하기를 원했다. 아민 총감독의 에이전트가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인이었고, 이 에이전트의 주선으로 FSV 프랑크푸르트는 FC예산 U-18팀과 연결됐다. 운이 좋게도 서로의 이해관계가 톱니바퀴처럼 딱 맞았다.

상호 교류 협약 기간은 최대 5년이다. 3년 후에 2년 옵션이 더해진 상태로 선수들은 정기적으로 두 명씩 FSV 프랑크푸르트에서 2주 정도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지도자들도 4주 동안 교육을 받는다. 물론 FSV 프랑크푸르트에서도 한국에 와서 함께 훈련한다. 1년에 3~4번 정도는 FC예산 U-18팀이 꾸준히 독일 축구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다. 항공편을 제외한 체류비는 FSV 프랑크푸르트가 부담한다. 반대로 FSV 프랑크푸르트가 한국을 찾을 때는 FS예산 U-18팀이 체류를 책임진다.

아민 총감독은 지난달 22일 부인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2일까지 한국에 머물렀던 그는 FC예산 U-18팀 선수들과 축구 클리닉을 진행했고, FC예산 U-18팀의 신입 공개테스트에 참석해 여러 가지 조언을 건네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틈틈이 부인과 함께 한국 관광도 하며 낯선 나라 한국과의 인연을 다지는 데도 충실했다.

짧은 시간이나마 한국 유소년 축구를 눈에 담은 아민 총감독은 “한국 축구가 아시아에서 강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곳에 독일 축구 철학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FC예산 U-18팀과의 상호 교류 협약을 계기로 이곳에서 뛰는 유망한 선수들을 스카우트해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민 총감독은 한국 유소년 축구가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FC예산 U-18팀의 모습.
아민 총감독은 한국 유소년 축구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물론 장점만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그는 “한국에 직접 와서 FC예산 U-18팀을 관찰했다. 직접 눈으로 보니 피지컬과 투지는 정말 좋았다. 개인 기술이 좋은 선수들도 많았다. 하지만 팀 플레이는 다소 부족했다”고 이야기했다.

팀 플레이가 부족하다는 건 무슨 뜻일까? 아민 총감독은 “팀 전체가 ‘우리는 어떻게 축구하겠다’는 강력한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아직까지 한국 유소년 축구는 그 점이 약한 것 같다. 그래서 자주 상대에게 볼을 뺏긴다”고 전했다.

강력하고 탄탄한 팀 플레이는 오랜 시간동안 공을 들여야 한다. 이는 즉 눈앞의 성적이 아닌 선수의 발전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민 총감독이 강조한 점도 바로 이것이었다. 그는 “팀 플레이를 다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유소년 선수들의 발전에 초점을 맞춰야지 성적에만 비중을 맞춰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이 팀을 어떤 팀으로 만들 것인지는 감독의 몫이다.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하지만, 감독은 선수에게 지적만 한다. 성적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의 현실에 있어 성적 중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지만, 분명 조금씩 고쳐나가야 하는 건 맞다. 아민 총감독은 “선수들은 메시나 손흥민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 될 거야’라는 생각만 한다. 오로지 스타만 바라본다. ‘팀 가이스트(Team geist, 팀 정신)’가 없으면 나타나는 현상이다. 감독이 팀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그리고 선수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하고 이끄는 게 유소년 팀이 할 일이다. 잘 나가는 유소년 팀들은 잘 뭉치고, 팀 안에서의 생각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조급해 하지 말고 분명하게, 아민 총감독이 FC예산 U-18팀과 한국 유소년 축구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다. 아민 총감독이 강조하는 ‘팀 가이스트’는 시간, 믿음, 확신이 모두 필요하다. 그는 “축구는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독일도 처음부터 세계 챔피언이 아니었다. 오늘이 있으면 내일은 조금 더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시작해야 한다. 당장 성적만을 바라보는 건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소년 단계에서는 성적보다 미래를 봐야 한다. 감독은 항상 선수들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스스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감독은 선수의 미래를 보고 차근차근 가르쳐줘야 하고, 그 선수로 하여금 ‘내가 이 팀에 공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유소년 팀이 해야 할 의무”라고 말했다.

예산(글, 사진)=안기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