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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김현주 이사장의 야심찬 도전은 성공할까?

등록일 : 2017.01.11 조회수 : 7919
김현주 이사장의 집무실에는 각종 트로피가 질서정연하게 전시돼 있었다.
’사회적협동조합 청주CITY FC‘는 2016년 K3리그에 참가했다. 반도체 설비 유지관리 회사인 SMC엔지니어링이 천안 FC를 인수해 재창단한 팀이다. 청주CITY FC는 창단 첫 해에 정규리그 3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른 청주CITY FC를 이끄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김현주 SMC 엔지니어링 대표이사 겸 청주CITY FC 이사장이다. 김현주 이사장은 소문난 축구광이다. 인터뷰를 위해 찾은 충북 청주시 SMC 엔지니어링 내 집무실에는 각종 대회 우승 트로피와 기념사진이 전시돼 있었다. 그가 오래 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직장인 축구단 SMC 엔지니어링이 획득한 전리품이다. 여기에 올해 창단한 청주CITY FC의 준우승 트로피가 추가됐다.

직장인 축구단에 이어 K3리그 팀을 만든 김 이사장은 내친김에 프로축구단 창단까지 도전했다. 비록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의 창단 도전은 청주시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그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올해 청주CITY FC가 좋은 성적을 내면서 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내년에 프로로 진출하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그를 만나 청주CITY FC의 돌풍 비결과 프로축구단 창단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지난해 창단 첫 해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정신없이 달려온 한 해다. 천안FC를 인수하고, 급하게 선수단을 꾸려 K3리그에 참가했는데 좋은 결과를 맺었다. 선수단과 사무국이 합심한 결과다. 지난해 선수단 운영을 위해 회사에서 10억원을 투자했다. K3리그에서는 나름 많은 투자를 했다고 자부한다.

- 이 정도 성적을 예상했나.
우승을 목표로 했다. 프로팀 창단이라는 목표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기관리를 잘 했다. 직장인 축구단(SMC엔지니어링)을 운영하면서 팀워크를 극대화하는 노하우도 생긴 것 같다.

- 올 시즌 기뻤던 순간과 아쉬운 순간은.
아쉬운 순간만 생각난다. 15승1무3패로 정규리그 3위를 했는데 15승을 한 것보다 1무3패가 더 눈에 들어온다. 1무는 전주시민축구단과 경기였는데 경기 막판 공이 두 개 들어온 상황에서 우왕좌왕하다 한 골을 먹어 무승부가 됐다. 김포시민축구단과 정규시즌 경기에서는 부상자들이 많아 대부분 비주전이 나섰는데 0-1로 졌다. 그 두 경기만 이겼더라도 정규리그 1위를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홈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는 페널티킥을 얻었는데 넣지 못했다. 그걸 넣고 이겼다면 챔프전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끝난 일인데 후회해봐야 아무 소용없지 않나.

- 그래도 첫 시즌에 정규리그 3위, 챔피언결정전 진출(준우승)은 큰 성과다.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인센티브를 많이 제공했다. 승리수당도 웬만한 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많이 줬다.

- 1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보자. 창단 과정이 순탄치 않았을 텐데
2015년에도 프로팀 창단을 모색했지만 실패했다. 그래서 직장인 축구단만 열심히 운영하려고 생각했다. 그때 축구 원로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프로팀 창단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창단 준비의 일환으로 천안 FC를 인수해 K3리그 팀을 운영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씀하셨다. 그때 천안 FC는 천안시청의 지원이 끊겨 어려운 상황이었다. 천안 FC가 지역사회 발전과 공익 증진을 위한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인가를 받았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한 전초전과 동시에 천안 FC의 좋은 취지를 이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개념이 축구팬들에게 낯설다.
그래서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 FC 바르셀로나도 협동조합의 성공 사례가 아닌가. 비영리법인인 사회적협동조합은 기본적으로 지역사회 발전과 공익 증진이 주된 목적이다. 우리는 지역 인재 발굴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유소년 저변 확대를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 사회적협동조합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투명 경영, 윤리 경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업구단은 모기업, 시도민구단은 지방자치단체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낙하산 인사, 부정부패가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사회적협동조합은 구조상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좌지우지할 수 없다. 조합원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경영, 선수 수급, 예산 등의 사안을 결의한다. 의무적으로 경영 공시도 해야 한다. 투명한 축구단 경영을 위해 최적화된 제도가 아닐까 싶다.
올해는 소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유통, 제조업, 에이전시 및 마케팅홍보사업이 가능해졌다. 자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졌다.

- SMC 엔지니어링의 투자, 조합의 민주적인 의사결정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조합원은 1000여명 정도 된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홍보해 조합원 수를 늘려갈 예정이다. 후원기업도 43개에서 100개로 늘리겠다. 이를 통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한다면 프로축구단 창단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

- 마케팅을 위해선 성적과 흥행도 중요하다.
올해 성적은 확신하기 어렵다. 화성, 김포, 포천 등 K3리그 강호들이 프로 출신 선수들을 대거 보강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체력을 바탕으로 근성 있는 축구를 펼쳐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하겠다. 작년에 K3리그 평균관중 2위(경기당 672명, 1위는 김포시민축구단으로 678명)를 했다. 올해는 홈구장이 흥덕축구공원에서 청주종합운동장으로 이전한다. 지자체와 협의가 끝났다. 올해는 관중 확보에 ‘올인’해 평균관중 1500명 이상을 확보하겠다.
김현주 이사장은 사회적협동조합의 순기능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청주CITY FC의 안정적인 운영과 더불어 프로축구단 창단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비록 두 차례 창단 도전이 무위로 돌아갔지만 그는 “점차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런 김 이사장의 모습은 때론 무모한 ‘돈키호테’처럼 보였지만 그의 열정과 끈기만큼은 인정해줄 만했다.

- 플레이오프를 치를 무렵에 프로축구단 창단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작년 9월27일에 청주FC와 통합 선언을 하고, 프로축구단 창단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청주시가 ‘각계각층의 의론을 수렴한 결과 프로축구단 창단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 무산됐다. 2015년에도 ‘시기상조’라며 반대했는데 또다시 창단이 좌절돼 실망감이 컸다.

- 프로에 올라가면 최소 40~50억원이 필요하다. 재정 계획은 가지고 있었나.
우리 회사가 10억원을 내고, 기업 후원금으로 10억원을 확보하고, 시에서 20억원 이상 지원을 받아 운영할 생각이었다. (시의 지원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청주에는 기업과 대학이 많고, 조기축구회가 활성화돼있다. 최대한 많은 조합원을 확보하고, 기업의 후원을 이끌어내 시의 지원금 비중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 올해 말 프로축구단 창단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5일에 시도의원, 기업 대표, 직능단체장, 교수 등 50인으로 구성된 프로축구단 창단 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조만간 시장님을 만날 예정이다. 시도의회와도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모두 다 해보자는 분위기다. 17개 시도축구협회 중 세종시와 충청북도에만 프로나 내셔널리그 축구단이 없다.

- 청주 FC와 통합 선언을 했는데 통합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프로축구단 창단 준비를 위해 통합을 추진한 것이 아닌가.
그런 건 아니다. 청주시에서 같은 지역에 두 개의 팀이 있을 필요가 없으니 통합을 하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우리는 통합을 위해 애썼지만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생겨 이뤄지지 않았다. 만약 내년 프로축구단 창단을 하게 되면 우리는 프로로 올라가고, 청주 FC는 K3리그에 남게 될 것이다.

- 창단 준비 과정에서 미흡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많은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공감대 형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내년에는 시도 관계자와 체육계, 직능단체, 기업, 시민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창단을 선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축구단 운영과 프로축구단 창단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직장인 축구단을 이끌고 직장인대회에 나가 웬만한 대회는 다 우승을 해봤다. 대회를 하면서 다른 지역에 가보면 다들 프로와 실업구단이 있는데 우리만 없는 게 안타까웠다. 이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이 성장해나갈 발판이 없다. 그러니 타 지역으로 나간다. 아이들이 다른 지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래서 내가 나서기로 했다.

- 축구와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원래 서울에서 살다가 30년 전에 청주로 왔다. 30년 동안 살다보니 애정이 생겼다. 나는 회사와 축구단을 통해 사회공헌을 한다고 생각한다. 주변에서는 나 보고 미쳤다고 하더라. 가족들과 직원들은 매년 축구단에 쓰는 10억원을 왜 우리에게 쓰지 않느냐며 반발한다. 하지만 나는 축구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 그게 축구광인 내가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축구단 창단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꿈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청주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스포츠를 즐기며 건전한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싶다. 선수단은 올해도 우승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 물론 상황이 쉽지 않다. 그러나 지역 유망주를 발굴하고, 열심히 뛰는 축구로 유능한 팀에 맞서보겠다.

청주 = 오명철
사진 = 대한축구협회
올해 KFA 시상식에서 공로패를 받은 김현주 이사장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