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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심판 리스펙트, 구성원 스스로 바꾸자!

등록일 : 2018.05.10 조회수 : 1476
스포츠에서 승리의 가치는 구성원 모두가 정정당당할 때 더 빛을 발한다. 정정당당함은 서로간의 존중을 바탕으로 나온다. 대한축구협회가 시행하는 리스펙트(RESPECT) 캠페인의 궁극적인 목적은 존중의 의미를 되새기고 실천하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축구계에 여전히 만연한 심판 판정 불신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필요성에 관해 짚어본다.

#1. 프로축구 K리그 2 대전시티즌의 김호 대표이사는 지난 4월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시티즌과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의 경기(대전 1-2 패) 후 통제구역인 심판실에 난입해 신체접촉과 비속어를 포함한 과도한 항의를 한 바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김 대표를 상벌위원회에 회부했고, 대전시티즌에 K리그 상벌규정 2조 4항(심판 판정에 대한 과도한 항의, 난폭한 불만 표시 행위)에 의거해 제재금 2000만 원의 징계를 의결했다.

#2. 프로축구 K리그 1 울산현대 김도훈 감독은 3월 18일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의 리그 3라운드(울산 0-1 패)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김승준에 퇴장에 대해 작심한 듯 부정적인 언급을 쏟아냈다. K리그 상벌 규정에 따르면 경기 후 인터뷰나 SNS 등 대중에게 전달될 수 있는 매체를 통해 심판 판정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할 경우 징계를 받을 수 있다. 김도훈 감독은 제재금 500만 원 징계를 받았다.

#3. 프로축구 K리그 1 경남FC의 김종부 감독은 3월 4일 열린 상주 상무와의 리그 개막전(경남 3-1 승) 직후 말컹의 경고 누적 퇴장에 대해 심판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욕설을 하고 RRA(Referee Review Area, 비디오 판독 구역)에 설치된 안전바를 걷어차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상벌위원회를 열어 김종부 감독에게 3경기 출장정지, 제재금 500만 원의 징계를 부과했다.

올 시즌 프로축구에서 나온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와 이에 따른 징계 사례다.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는 유형은 조금씩 달랐지만 모두 K리그 상벌규정에 따라 징계에 해당하는 사안이었다.

특히 김호 대표이사의 경우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구단 감독 재임 시절에도 경기 지연과 심판 대상 난폭한 행위 등으로 이미 4차례(2000, 2002, 2003, 2008년)나 출장 정지와 제재금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축구계에서 모범을 보여야할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축구를 포함한 스포츠에서 심판 판정 항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판정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 100% 정확할 수 없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판정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잡음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VAR(Video Assistant Referee,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했다. VAR은 여러 각도에서 찍은 카메라 영상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반칙을 잡아냄으로써 심판의 올바른 판정을 돕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정 항의는 여전하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사례 중 김도훈 감독과 김포 대표이사는 VAR을 통해 정심 판정이 내려졌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종부 감독의 징계 사례는 말컹이 경고 누적 퇴장을 받은 관계로 규정 상 VAR이 적용되는 경우(골 상황, 페널티킥 미적용 및 오적용, 다이렉트 퇴장 상황, 징계 대상자 오류)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VAR을 실시하진 않았지만 말컹이 팔꿈치로 상대 선수를 가격하는 것을 심판이 바로 앞에서 지켜보고 지체 없이 판정을 내렸다.

VAR을 실시하는데도 불구하고 거칠게 항의하고, 징계가 나오는 것은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다. 위의 사례를 보면 VAR도 믿지 못하겠다는 인식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VAR을 실시하는 애초 목적이 오심을 줄여 구성원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인데 오히려 지금은 VAR로 인해 새로운 갈등이 야기되는 모양새다. 이는 기술이 아무리 완벽하게 구현되더라도 구성원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갈등의 불씨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판과 지도자, 선수간의 뿌리 깊은 불신은 비단 프로축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프로야구(2014년 도입), 프로농구(2011년 도입)는 프로축구보다 더 빨리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음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기술과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도 문제는 발생하고 있다. VAR 역시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되더라도 심판 불신을 해소하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결국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선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선수와 감독은 자신의 행동이 주변에 미칠 영향력을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겠다. 심판도 더 노력해야 한다. 지금의 심판 불신 풍조는 심판의 부정확한 판정이 한 몫 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VAR이 없는 아마추어 축구 현장은 아직도 상황이 심각하다. 과도한 판정 항의를 넘어서 심판을 향한 조롱과 욕설이 나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도자뿐만 아니라 경기를 관전하는 학부모들까지 조롱과 욕설에 가담하고, 지켜보는 관중들은 저절로 눈살을 찌푸린다. 이 현장에 VAR이 도입된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질까. 결국 구성원의 노력과 의지에 달린 문제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 <ONSIDE> 5월호 ‘RESPECT’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안기희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