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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분석] 제주, 대권(大權)에 도전하려면 공격적인 스리백 갖춰라!

등록일 : 2017.12.06 조회수 : 2550
제주유나이티드가 2010년 이후 7년 만에 1부리그 2위를 차지했다. 부임 3년째에 접어든 조성환 감독은 올 시즌 스리백을 안착시키며 부임 후 최고 성적(2015년 6위, 2016년 3위, 2017년 2위)을 거뒀다.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하는 제주는 변화가 절실하다.

서울만 만나면 작아지는 제주

올 시즌 주력 포메이션이었던 3-5-2로 나선 제주는 경기 초반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가하며 서울의 빌드업을 무력화시키려는 듯했다. 그러나 두세 차례 전방 압박을 가한 이후에는 자기 진영으로 내려섰다. 양쪽 사이드에 있는 정운, 김수범까지 내려와 5백을 형성하며 ‘선수비 후역습’을 했다. 이전에도 유독 서울에 약했던 제주는 최근 서울전에서도 5경기 연속 무승(3무2패)에 그쳐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였다. 이날 패하며 6경기 무승이 됐다.

이에 맞서는 서울은 4-3-3 포메이션으로 양쪽 윙 포워드 윤일록과 김한길이 넓게 위치하며 만든 중앙의 빈 공간으로 이명주, 고요한이 적절히 움직이며 찬스를 만들어냈다. 전반 스코어는 1-1로 끝났지만 서울이 주도권을 쥐었고, 후반에는 아예 서울이 일방적으로 몰아부치는 경기 양상이었다. 서울은 2-1로 앞서자마자 2분 뒤 골키퍼 양한빈의 판단 미스로 이창민에게 동점골을 내줬으나 이후 또다시 파상공세를 폈다. 이날 좀처럼 마무리를 짓지 못하던 데얀의 발에서 끝내 결승골이 터진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전술적으로나, 경기 운영 면에서나 제주는 사실상 중원 싸움을 포기했다.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밑으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폭넓은 서울의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종료 직전 잠깐 제주가 공세를 편 것은 서울이 승리를 굳히기 위해 내려섰기 때문이었다. 경기 전체를 놓고 보면 제주의 공격 의지는 많지 않았다.

제주가 내년 ACL에서 살아남으려면

제주의 스리백 체제는 올해 전체를 놓고 보면 성공적이었다. 리그 초반에는 선두로 치고 나갈만큼 위력적이었다. 시즌 중반 이후 이적(마르셀루, 황일수), 부상(안현범, 권순형 등) 및 AFC 챔피언스리그 난투극으로 인한 출전정지 징계(조용형, 백동규)로 주춤했지만 류승우, 윤빛가람이 합류해 새 바람을 일으켰다. 결국 2010년 이후 7년 만에 2위로 리그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제주는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할 팀이다. 특히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특히 측면 미드필더를 활용한 공격 옵션이 추가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스리백은 측면 미드필더를 사이드백으로 활용하느냐, 아니면 윙포워드처럼 활용하느냐에 성향이 갈린다. 이날 경기를 보면 제주의 측면 미드필더인 정운과 김수범은 사이드백에 가까운 역할을 했다. 제주는 수비를 할 때 너무 내려서 공격전환시 가담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러다보니 측면 활용도가 낮아져 공격시 상대의 중앙에 집중되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보여줬다.

현대축구에서 스리백을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팀들은 대부분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 측면 미드필더가 윙포워드처럼 활약하고, 볼을 뺏기면 밑으로 내려오는 게 아니라 뺏긴 자리에서 즉시 압박을 가하는 형태의 축구를 한다. 상당한 체력과 조직력이 필요하겠지만 올해 제주의 젊은 선수들이 보여준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스타일 변화가 어렵지 않을 듯싶다.

올 시즌 제주는 서울을 상대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ACL에 참가하는 팀들은 서울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일 것이다. 수비적인 스리백으로는 ACL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공격적인 스리백을 활용한다면 위험이 따르겠지만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 내년에 한층 진화된 ‘감귤타카’를 기대해본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 <ONSIDE> 12월호 'TACTICAL ANALYSIS'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구술 = 허정재(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
정리 = 오명철
사진 =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