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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HOW] 권순형의 패스

등록일 : 2017.11.15 조회수 : 1246
K리그 클래식 제주유나이티드의 중원을 지키는 권순형은 공을 잡으면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만드는 선수다. ‘패스 마스터’ 권순형의 노하우를 직접 들었다.

- 패스는 서비스다
패스는 서비스와 같다고 생각한다. 패스를 받는 동료가 최대한 편하게 받을 수 있도록 패스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동료가 받기 편한 패스는 결국 질 좋은 패스인데, 이를 위해서는 강약 조절과 타이밍이 중요하다. 동료가 패스를 잘 받을 수 있는 세기와 정확한 타이밍으로 패스를 줘야 한다. 방향과 세기가 좋은 패스더라도 타이밍이 늦으면 좋은 패스가 아니다. 타이밍이 너무 빨라도 안된다. 혼자 좋은 패스를 하는 것은 소용없다. 패스를 받는 선수를 위한 좋은 패스를 해야 한다.

- 패스는 동료와의 호흡이다
패스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패스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마음이 맞아야 패스가 성공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패스를 주는 사람이 받는 사람을, 패스를 받는 사람이 주는 사람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동료가 공간으로 패스해주는 것을 좋아하는지, 발밑으로 패스해주는 것을 좋아하는지 등 어떤 선수에게 어떻게 패스를 줘야 할지 알아야 한다. 제주에서 몇 년간 호흡을 맞추면서 동료들과 서로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패스가 이뤄진다. 동료들도 내가 공을 잡았을 때 어떤 식으로 받아야 할지 알고 미리 준비한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통한다.

- 시뮬레이션 훈련과 개인 연습
운이 좋게도 어려서부터 패싱 플레이를 추구하는 지도자 선생님을 많이 만났다. 피지컬이 그리 좋지 않은 내가 축구선수로서 살아남으려면 나만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패스로 잡았다. 패스만큼은 다른 선수들에게 뒤처지지 말자고 생각해서 더 노력을 기울였다. 선수들마다 각자 필요한 개인훈련을 많이 하는데, 나는 어려서부터 패스 훈련을 많이 했다. 특히 동북중 시절 지도해주신 이규준 감독님이 패스의 중요성을 강조하셨고, 그때 패스 연습을 많이 했다. 동료와 함께 경기 중의 여러 가지 상황을 상상하고 가정하면서 패스 연습을 했다. 혼자 벽에다가 반복해서 공을 차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공에 대한 감각과 킥의 세밀함을 키울 수 있다.

- 차비의 시야, 사비의 롱패스를 연구하다
평소에 나와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유심히 본다. 특정 스타일의 미드필더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의 여러 선수들의 영상을 찾아보면서 각각의 장점을 본받으려고 한다. 차비 에르난데스, 사비 알론소, 폴 스콜스, 안드레아 피를로 같은 선수들의 영상을 예전부터 많이 봤다. 차비는 축구 지능이 뛰어나서 보통의 선수들이 잘 보지 못하는 길을 보고 패스를 한다. 그런 면들을 연구하려고 했다. 사비 알론소는 중장거리 패스에 능하다. 시야가 넓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런 각각의 부분들을 배우려고 한다. 연차가 쌓이면서 경기장 안에서의 여유가 점점 생기고, 그러면서 시야도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 어느덧 베테랑이라 불릴 만한 나이가 됐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먼 것 같다. 축구는 여전히 재미있고 좋은 반면, 여전히 어려운 것도 축구다. 은퇴하는 순간까지 계속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축구하고 있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11월호 ‘KNOW-HOW‘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권태정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