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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HOW] 이종호의 침투

등록일 : 2017.09.07 조회수 : 1838
'광양 루니‘라 불리던 전남 드래곤즈에서의 프로 초창기 시절부터 상대 수비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은 이종호의 대표적인 무기다. 올해 울산현대 유니폼을 입은 이종호는 한층 더 노련해진 플레이를 펼치며 호랑이 발톱을 세운다. 이종호의 공간 침투 노하우를 직접 들었다.

- 뒷공간 침투, 상대 수비수의 머리털을 쭈뼛 서게 하는 무기
초등학생 때부터 뒷공간 침투를 즐겼다. 수비수는 뒷공간 침투를 가장 두려워한다. 공과 상대 선수가 앞에 보일 때는 막기 쉽다. 하지만 공만 보이고 상대 공격수가 뒤로 계속 침투하면 앞뒤를 동시에 신경 써야하니 성가시다. 공격수가 앞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슈팅을 하면 수비수 입장에서는 한 번 더 태클로 막을 기회가 오지만, 수비수 뒤가 열리면 대부분 공격수의 단독 찬스로 연결된다. 수비수로서 뒷공간을 내주는 것은 머리털이 서는 일이다.

나는 전남 유스 시절부터 뒷공간 침투로 골을 많이 넣었고 재미를 봤다. 선수마다 가진 능력이 다른데, 지도자분들이 내가 가진 침투 능력을 잘 끌어내주신 것이다. 간단한 움직임 하나로 수비수를 제칠 수 있다는 점에서 희열을 느낀다. 모든 침투 플레이가 골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내가 뒷공간으로 뜀으로써 상대 포백 전체가 힘들어지고, 그것이 상대를 지치게 만든다. 그러면 우리 팀이 더 수월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다.

- 되든 안 되든, 일단 시도하라
침투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한데, 자신만의 타이밍을 알기 위해서는 일단 많이 시도를 해봐야 한다. 오프사이드에 걸리든 안 걸리든 여러 번 시도를 해보면서 어떤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에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자기만의 느낌을 찾아야 한다. 일단 직접 해봐야 내가 이겼을 때는 다음에도 활용할 수 있고, 졌을 때는 왜 졌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 식으로 데이터를 쌓으면서 내 장점으로 만드는 것이다.

경기에서는 물론이고 훈련을 할 때도 이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3대3이든 4대4든 동료들과 함께 하는 훈련에서는 침투가 빠질 수 없다. 여러 번 시도를 하다보면 내게 맞는 타이밍을 알게 되고, 실전에서 그 순간이 오면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움직이게 된다. 내 강점을 알게 되면 동료에게 어떤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요구하기도 쉬워진다. 동료와 사전에 약속된 플레이를 함께 연구할 수 있다.

- 머리가 빨라지면 몸도 빨라진다
침투를 위해서는 몸싸움 능력과 스피드도 필요하다. 스피드는 선천적인 부분이 크지만 노력으로 향상시킬 수도 있다. 수준이 올라갈수록 중요한 것은 머리를 쓰는 일이다. 머리 회전이 상대 수비수보다 빨라야 한다. 상대와의 수 싸움에서 이기고 상대보다 빠른 판단을 하면 그의 뒷공간을 파고들 수 있다.

초등학생 때는 스피드를 믿고 그냥 뛰었지만, 중학생이 되면 상대들도 머리가 좋아지기 때문에 그냥 뛰는 걸로는 통하지 않는다. 미드필더가 볼을 잡았을 때 나오는 척 하다가 뒤로 뛰는 것, 혹은 동료 공격수와의 콤비 플레이를 통해 상대 수비진을 끌어내리고 배후로 침투하는 것 등 한 번 더 생각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그렇게 진화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침투 유형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 골 모음 영상으로 이미지 트레이닝
요즘은 인터넷에서 세계 각 리그의 경기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격수이다 보니 골 모음 영상을 가장 많이 본다. 골 영상을 보면서 이 플레이가 왜 골이 됐는지, 왜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었는지를 생각한다. 예전에는 웨인 루니, 루이스 수아레스 등 뒷공간으로 잘 빠져 들어가는 유형의 공격수들을 중점적으로 봤는데, 요즘에는 나와 비슷한 유형이 아니더라도 각각의 공격수들이 어떻게 골 찬스를 만들어내는지를 유심히 본다.

그런 식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다보면 실전에서도 ‘이거 봤던 상황인데?’ 하면서 시도를 해보게 된다. 시도해보고 되면 내 것으로 만들고,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시도해본다. 그렇게 하다 보니 축구가 더 재미있어지고 실력도 빠르게 늘었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9월호 ‘KNOW-HOW‘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권태정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