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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HOW] 이동국의 발리슛

등록일 : 2017.08.07 조회수 : 4593
K리그 통산 196골. 이동국(전북현대)의 매 경기, 매 골은 역사가 된다. 수많은 골이 있지만, 축구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힌 이동국의 장기는 공중에 있는 공을 논스톱으로 차 넣는 발리슛이다. ‘발리 장인’ 이동국의 발리슛 노하우를 직접 들었다.

완벽한 임팩트, 운이 아닌 반복된 훈련의 결과물
축구를 시작한 이래 쭉 스트라이커 포지션만 맡아왔다. 자연히 골을 가장 쉽게 넣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고, 그 해답이 발리슛이었다. 논스톱 슈팅이 골키퍼가 막기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문전에서 가능한 논스톱 슈팅을 하고자 했다. 특히 고등학교 2, 3학년 때는 매일 빠짐없이 새벽 운동을 했다. 나는 골대 앞에 서있고, 동료가 공을 넣어주면 골대를 보지 않고 논스톱 슈팅하는 것을 연습했다. 어떤 위치에서 어떤 식으로 찼을 때 골이 들어가는 지를 익히는 것이다.

사실 새벽 운동을 하게 된 이유는 등교 시간에 버스에서 근처 여학교 학생들을 마주치는 게 부끄러워서다. 여학생들을 피해서 일부러 새벽에 학교에 갔고, 남은 시간에 운동을 했다. 사춘기 시절이었다(웃음). 발리슛으로 골을 넣는 것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이야기하기 쉽지만, 반복적인 훈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공에 발을 정확히 맞히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다. 리프팅 연습을 할 때 공을 내 키보다 높게 띄우면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높이 떴다가 내려오는 공을 발등에 일정하게 맞추는 연습을 하면서 감각을 익혔다.

"내 위치만 파악하면 골대는 볼 필요가 없다“
발리슛을 하기 위해서는 위치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는 자리를 찾고, 좋은 크로스가 왔을 때 훈련한대로 발리슛을 하면 된다. 골대가 안 보이는 상황이더라도 골대는 움직이지 않으니 감으로 위치를 알 수 있다.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고, 그에 따라 골대의 위치를 파악하면 된다. 그 다음에는 무조건 공을 골대 안으로 넣는다고만 생각한다.

포물선으로 떨어지는 공은 공이 최대한 그라운드로 떨어졌을 때를 기다려서 슈팅을 해야 공이 도망가지 않고 골대 안으로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다. 옆에서 날아오는 공은 몸을 공과 비슷한 선상에 놓이도록 눕혀서 차야한다. 보통 슈팅하기 전에 시선이 이미 골대 안으로 가기 쉬운데, 공을 끝까지 보는 게 중요하다. 공만 끝까지 보면 골이 들어가는지 안 들어가는지 확인할 필요가 없다. 공이 발에 맞는 순간에 골이 아닌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의 전환 “골키퍼를 향해 슈팅해라”
아무리 멋있게 슈팅을 해도 골대 밖으로 차는 건 의미가 없다. 어떻게든 유효슈팅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 골키퍼를 향해 슈팅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축구는 발로 하는 스포츠다. 손으로 하는 것보다 실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골키퍼를 향해 차는 슈팅이 실수 없이 정확히 되면 골키퍼에게 막히겠지만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그러면 골이 들어간다.

일대일처럼 완벽한 상황에서는 골키퍼 위치를 보고 골키퍼가 없는 쪽으로 슈팅을 하지만, 발리슛처럼 움직이는 공을 찰 때는 골대 안으로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첫 번째이기 때문에 골키퍼를 향해 슈팅을 한다. 움직이는 공은 정확한 임팩트가 더 힘들기 때문에, 골키퍼를 향해 차는 것이 유효슈팅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 이동국이 직접 뽑은 최고의 발리 골은?

2004년 12월 19일 독일과의 국가대표 친선전 : 그라운드에 바운드 돼 튀어 오른 공을 터닝발리슛으로 연결, 전설적 골키퍼 올리버 칸도 손 쓸 수 없었던 원더골.
“공이 날아오는 걸 보고 슈팅을 하기 전에 머릿속에 이미지를 그려놓고 슈팅을 한다. ‘여기서 이렇게 차면 이렇게 들어가겠구나.’ 독일전 골은 정확히 머릿속에 그린 이미지 그대로 들어간 골이었다. 공의 궤적까지 완벽했다. 골이 들어갔을 때 소름이 쫙 끼쳤다.”

2015년 4월 22일 가시와레이솔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 : 오른쪽에서 올리온 크로스를 오버헤드킥으로 차 넣은 골
“원정경기였고, 골대 뒤에 가시와레이솔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온통 노란색이었다. 골이 들어가는 순간 그 많은 관중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것을 느꼈다. 짜릿했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8월호 ‘KNOW-HOW‘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권태정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