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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인권 칼럼 15] 미세먼지의 위협과 스포츠

등록일 : 2017.06.07 조회수 : 1076
6월의 어느 시골은 맑고 총명한 하늘과 초여름의 무더위에도 선선하다. 들판에는 여기저기 쪼그리고 앉아 수확철이 된 마늘을 정성스레 뽑아 올리는 사람들이 보인다. 너른 들판에는 너저분히 퍼져있는 마늘로 지천이지만 시골은 늘 일손이 부족하다. 하지만 고맙게도 지방의 한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매년 이 마을을 찾아 수확의 일손을 자처한다. 이들과 함께 매년 마을을 찾는 인솔교수는 이왕에 하는 봉사활동, 좋은 날씨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기예보를 꼼꼼히 챙겨본다. 오늘의 기온은 얼마인지, 비바람은 없는지 따위를 말이다.

그런데 이 교수에게 한 두해 전부터 챙겨보는 일기예보의 항목이 하나 늘었다. 바로 미세먼지 농도이다. 올해는 다행히 ‘좋음’과 ‘보통’으로 일하기 좋은 환경이어서 안심이지만 만약 ‘나쁨’ 예보가 나온다면 좋은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온 제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심하면 봉사활동의 중단도 고려할 것이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미세먼지의 위협에 대한 보통의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자전거를 취미로 하는 이 교수는 올해 초 미세먼지가 ‘나쁨’이었던 어느날 미세먼지의 위협을 몸소 느낀 이후 이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실제로 최근 많은 이들이 챙겨보는 일기예보에서 미세먼지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왜 미세먼지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을까, 그것은 최근 맑은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날이 줄었다는 체감의 문제도 있지만 언론보도를 통해 미세먼지의 위험성이 소개되면서 부터이다. 환경부 누리집에는 미세먼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미세먼지를 사람에게 발암이 확인된 1군 발암물질(Group 1)로 지정하였고, 기도, 폐, 심혈관,
뇌 등에 염증을 일으키는 등 대기질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사실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특히 알려진 바와 같이 미세먼지는 먼지 대부분이 호흡기에서 걸러지는데 반해 입자의 지름이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5~1/7 정도에 불과하여 사람 몸에 스며들어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기오염에 대한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특히 호흡기나 심혈관질환자들은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 혹은 ‘나쁨’일 때뿐만 아니라 ‘보통’일 때에도 가급적 창문을 닫고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권고할 정도이다.

우리나라는 대기환경보전법령에 따라 시.도지사로 하여금 실제의 미세먼지(PM10, PM2.5) 농도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대기오염경보(주의보, 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기오염경보가 발령된 경우 해당 지역의 지자체장은 경보단계(주의보, 경보)에 따라 주민건강보호와 대기오염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경보단계에 따른 조치는 다음과 같다.

*대기오염경보단계에 따른 시민건강보호조치(출처: 환경부)

-주의보
가. 어린이,노인,폐질환 및 심장질환자 등 민감군은 실외활동 제한
나. 일반인은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활동을 줄임(특히 눈이 아프거나, 기침 또는 목의 통증이 있는 경우 실외활동 자제)
다. 외출시 황사(보호) 마스크 착용(폐기능 질환자는 의사와 충분한 상의 후 사용)
라. 교통량이 많은 지역 이동 자제
마.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실외수업 금지
바. 중,고등학교 실외수업 자제
사. 공공기관의 야외 체육시설 운영 제한
아. 공원,체육시설,고궁,터미널,철도 및 지하철 등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과격한 실외활동 자제 홍보
자. 그 밖에 시민건강 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

-경보
가. 어린이,노인,폐질환 및 심장질환자 등 민감군은 실외활동 금지
나. 일반인은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활동 자제(기침 또는 목의 통증이 있는 경우 실내생활 유지)
다. 외출시 황사(보호) 마스크 착용(폐기능 질환자는 의사와 충분한 상의 후 사용)
라. 교통량이 많은 지역 가급적 이동 금지
마.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등 하교시간 조정,수업단축 또는 휴교
바. 중,고등학교 실외수업 금지
사. 공공기관의 야외 체육시설 운영 중단
아. 공원,체육시설,고궁,터미널,철도 및 지하철 등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과격한 실외활동 금지 홍보
자. 그 밖에 시민건강 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

위의 조치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경보단계에 따라 공공기관의 야외체육시설 운영의 제한 혹은 중단해야 한다는 조치와 관련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야외체육시설에서 개최되는 수많은 경기들이 미세먼지로 인해 제한되거나 중단된 사례를 듣거나 본일이 없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늘 경기는 벌어졌고, 경기 중 마스크 착용을 못하는 선수들의 마음이 어떨지 누군가는 생각해 봐야 한다.

과거 스포츠에서 환경 문제는 경기장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레저스포츠로 인한 환경오염 등 주로 스포츠를 하기 위해 환경을 해치는 문제들이 대두되었지만 최근의 스포츠와 환경의 관계를 보면 반대로 오염된 환경이 스포츠를 할 권리를 빼앗아 가는 양상이다. 특히 위협은 미세먼지다. 미세먼지는 야외활동 전반을 위협한다. 스포츠 활동이 인간의 권리가 되고 있는 오늘날, 국가주도적인 환경보호 정책은 스포츠 활동의 보장과도 연관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정한 스포츠인권헌장에는 “우리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은, 모든 인간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으며 신체적 자유와 교육받을 권리를 통하여 저마다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권리의 구속력은 스포츠 분야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명시한다. 국가와 경기단체가 미세먼지 문제를 고민해야하는 것은 운동선수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삶과도 밀접한 만큼 더 미루어서는 안 될 문제가 분명하다.

* 이 칼럼은 월간 사커뱅크에 기고된 원고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월간 사커뱅크와 칼럼니스트의 허락 하에 게재되었습니다.

글=김현수 (대구예술대학교 교수)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