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Korea Football Association
bla~bla~

뉴스룸

home 뉴스룸 칼럼

칼럼

[김병준 교수의 축구 심리학] 패배에서도 자신감 얻는 비결은?

등록일 : 2017.01.17 조회수 : 6791
스포츠에서는 필연적으로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고, 때로는 가혹해서, 결과가 노력을 배반하는 일도 허다하다. 하지만 패배했다고 해서 가만히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오늘 져도 내일의 승부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패배에서도 자신감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시합의 불합리성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다. 그라운드를 벗어나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경기에 승리한 팀과 패배한 팀의 명백한 차이를 느낀다. 승자는 웃으며 경기장을 벗어나고, 패자는 머리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간다.

만약 노력이 보상과 비례한다면 시합은 매우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시합은 합리적이지 않다. 돈, 명예, 인기 등 긍정적인 부분들은 시합에서 이긴 승자가 다 가져간다. 어쩌면 패자가 승자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보상은 비례해서 주어지지 않는다. 승자의 기쁨을 지켜보고 있자면 패자에게는 정신적인 고통까지 더해진다. 이런 감정적인 손해까지 겹쳐진다면 아예 시합을 하지 않는 게 낫지 않을까? 시합은 냉정하고 불합리하다.

긍정적으로 귀인하기
승자가 많은 것을 가져가는 시합의 불합리한 구조 속에서 경기 후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어디로 돌리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스포츠 심리학에서는 이를 ‘귀인’이라고 한다. 귀인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선수들의 감정과 행동은 달라진다.

귀인은 ‘긍정적인 귀인’과 ‘부정적인 귀인’으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팀이 패배 했을 때 “나 때문에 졌어. 운이 좋지 않았어. 상대는 원래 강했어”와 같이 실패를 두고 자신을 비난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부분, 변화시킬 수 없는 부분으로 원인을 돌리는 것은 부정적인 귀인에 속한다. 부정적 귀인은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마저 떨어뜨린다. 따라서 긍정적인 귀인을 통해 스스로를 격려하고 동기를 부여하여 더 노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긍정적 귀인은 자신이 노력하여 바꿀 수 있는 것, 즉 능력이나 노력에 원인을 두는 것이다. 실패나 패배에 대해 “체력 훈련이 미흡했어. 하지만 경기감각은 좋았어”처럼 노력 여하에 따라 앞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것에 원인을 돌리면 자신감을 보호할 수 있고, 다시 훈련에 집중할 수 있다.
부정적으로만 귀인하는 선수는 결국 성장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긍정적으로 귀인하는 선수는 자신의 미흡한 점을 찾아 끊임없이 노력하기 때문에 기량 향상 속도가 빠르다. 같은 결과라도 귀인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앞으로의 경기력과 정신력은 크게 달라진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보상을 찾아라
노력을 했으니 보상을 스스로 가져와야 한다. 졌더라도 자신감 요인이 무엇인지 찾는다. 내용에서 잘한 것들을 찾아 다음에도 그렇게 하자고 다짐을 한다. 잘못한 점, 미흡한 점도 찾아본다. 막연하게 자신의 무능함을 탓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리하면 위축되고 자신감이 하락된다. 자신감이 하락되면 본인이 자신 없어 하는 상황이 발생될 때마다 위축되고 경기력은 계속적으로 하락된다. 미흡한 것은 훈련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막판 집중력이 부족했을 수 있고, 체력이 부족했을 수도 있다. 미흡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진다. 다만 훈련을 통해 향상시키겠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기면 이기는 대로, 지면 진 대로 자신감 요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전 패배 직후 이청용은 이렇게 말했다. “체력적으로 우리가 아르헨티나 선수들보다 더 나았다. 우리가 더욱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객관적으로 우세하다고 평가되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았다. 앞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책임지고 한국이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 비록 경기에는 졌지만 이청용은 그 경기에서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고, 그 분위기는 모든 선수들에게 전달돼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원동력이 되었다.

경기가 끝난 후 이기면 이긴 대로, 지면 진대로 보상을 찾아 와야 한다. 노력을 했으니 보상을 가져오는 것이 합리적인 태도다. 시합이 주는 보상은 불합리하지만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비록 졌더라도 노력을 했지 않은가? 노력했다면 당신은 보상을 얻을 자격이 있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1월호 'MINDSET'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김병준(인하대 체육교육과 교수)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