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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교수의 축구 심리학] 긍정적 자기암시가 성공을 부른다

등록일 : 2016.12.22 조회수 : 7852
“수리수리마수리, 아브라카타브라, 비비디바비디부” 생활 속에서 이런 주문을 외워 본 적이 있는가? 자신이 원하는 것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함. 결정적인 순간에 집중력을 높여줄 수 있는 긍정적 자기암시는 선수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긍정적 자기암시 만들기
2016 리우 올림픽에서 펜싱 종목의 박상영 선수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금메달을 거머쥐기 전, 그는 “할 수 있다”를 되뇌었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을 맞이한 보통의 많은 선수들은 “바보야”, “그것밖에 못해?”와 같은 자기비난형 자기암시를 하거나, “실수 할 것 같다”, “분명 안 될 거야”와 같은 부정예측형 자기암시를 자주 한다. 이러한 부정적 자기암시는 실제로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또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자신의 임무에 집중할 수 없도록 만드는 단점이 있다.

반면 박상영 선수와 같이 긍정적 자기암시를 적절하게 사용하면 부정적인 생각은 들어 올 틈이 없어진다. 긍정적 자기암시는 크게 동기유발형과 동작집중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파이팅”, “아자”, “할 수 있다”와 같은 동기유발형 자기암시는 다운된 분위기를 높여 주는데 효과적인 자기암시다. 동작집중형 자기암시는 “라인을 유지하자”, “편안하게 하자”, “힘 빼고 차자”와 같이 수행을 잘하기 위한 방법이 들어가 있다. 동기유발형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동작집중형 자기암시는 자신의 임무를 명확하게 만들어주고 부정적인 생각은 침투할 수 없게 막아준다. 이처럼 긍정적 자기암시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게 한다. 우수한 선수는 자신만의 확고한 긍정적 자기암시가 있다. 또한 그들은 경기에서 승리하는 법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는 선수다.

‘기회는 반드시 온다’ 자기암시로 시작하는 초긍정적 멘탈
최악의 상황에서도 끝까지 정신적 끈을 놓지 않으면 기회는 온다. 어려운 상황에서 멘탈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보면 심리 기술 수준이 드러난다. 시합의 결과를 미리 나쁜 방향으로 예측해 버리는가? 시합의 결과를 미리 나쁜 쪽으로 판단해 버리는 습관은 선수들이 자주 호소하는, 좋지 않은 습관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고, 현재 상황에 초집중하면서 최선의 전략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초긍정적인 멘탈을 유지한다면 기회는 온다. 최근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 잉글랜드와 스페인의 경기에서 스페인은 후반 40분까지 0-2로 지고 있었다. 잉글랜드 홈 경기라는 점과 시간을 생각한다면 승리가 당연시 되는 상황이었다. 홈 팬들의 3분의 1은 이미 자신들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으며 경기장을 떠나갔다.

하지만 뒤지고 있는 스페인 선수들의 표정과 눈빛에서는 ‘패배’라는 단어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 있는 플레이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리고 후반 44분 잉글랜드 수비진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첫 골을 성공시켰다. 분위기가 묘해졌고, 스페인 선수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펼쳤다. 반면 잉글랜드 선수들은 조급해졌고 시간 끌기에 여념이 없었다. 집중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결국 종료 직전에 추가골을 내주며 최종 스코어 2-2로 시합이 끝났다.

스페인이 2골을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단 7분이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는 초긍정의 마인드 덕분이다. 실수가 나왔더라도 결과를 미리 나쁜 쪽으로 예측하지 않고 긍정을 넘어 초긍정의 자세를 유지해 보자. 최악의 상황에서도 초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기회는 오게 되어 있다.

부정적 자기암시를 긍정적 자기암시로 바꾸는 ‘ASDR’
몇 년 전 K리그 프로 축구 수비수들을 대상으로 자기암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선수들 대부분이 “골 먹지 말자”, “실수하지 말자” 와 같은 부정적 자기암시를 하고 있었다. 이러한 부정적 자기암시는 골을 먹는 순간 수비수들을 죄인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실수를 안 하기 위해 공을 피하거나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게 된다. 자신의 자기암시가 지금까지 부정적이었다면, 긍정적 자기암시로 바꾸는 연습이 필요하다.

부정적 자기암시를 긍정적 자기암시로 바꾸기 위한 전략으로 ‘ASDR’ 논박법이 있다. 첫 번째 A(Aware)는 부정적 자기 암시를 자각하는 단계다. 부정적인 생각은 블랙홀과 같다. 한번 시작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속성이 있다. 이를 재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 S(Stop)는 자각한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는 단계다. 부정적인 생각을 초기에 정지시키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갈 수 있다. ‘STOP 외치기’, ‘손으로 볼 때리기’ ‘손목의 고무줄 튕기기’ 등의 방법으로 빠르게 멈추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D(Dispute)는 부정적 자기암시를 합리적으로 반박하는 단계다. 이것은 부정적 자기암시의 논리적 허점을 파고들어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 날씨가 별로네. 느낌이 안 좋아’, ‘상대 팀이 잘한다는데 지는 거 아냐’와 같은 부정적인 내용들을 ‘날씨는 내 통제 밖이다. 신경 쓰지 말자’, ‘시합은 시작도 안 했다. 상대도 긴장하고 있다’ 등의 합리적인 근거를 들어 반박하는 것이다.

마지막 네 번째 R(Replace)은 자기암시를 긍정적 자기암시로 바꾸는 단계이다. 불합리한 부정적 자기암시에 대해 반박이 끝났다면, 이제 힘이 되고 의미 있는 내용을 찾으면 된다. 예를 들어 ‘똑같은 조건에서 시합하는 것이다. 내 루틴만 생각하자’, ‘공은 둥글다. 잘 됐을 때 느낌만 생각하자’ 등의 긍정적 자기암시로 바꾸는 것이다.

“이 경기장에선 내가 최고다.”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축구 선수 박지성이 경기 전 자기 암시를 위해 했던 말이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모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긍정적 자기암시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12월호 'MINDSET'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김병준(인하대 체육교육과 교수)
사진=대한축구협회